중소기업벤처연구원의 5월 KOSI 중소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생산·소비 지표는 일부 개선세를 보였지만, 고용과 창업, 투자심리 등 구조 지표는 여전히 위축 국면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다.
3월 중소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0.3% 증가하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소폭 상승했다.
전국 산불과 조업일수 감소(-0.5일) 등 일시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핵심 수출 품목의 견조한 흐름이 방어막 역할을 했다.
중소 서비스업 생산도 0.2% 증가했지만, 대기업 서비스업(1.2%↑)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더디다.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8%(1.5조원) 증가하며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내구재(3.9%), 준내구재(1.1%), 비내구재(2.9%) 모두 증가 전환했다. 다만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2.4조원으로 2.6% 증가에 그치며 둔화세가 뚜렷하다. 위메프·티몬 등 e쿠폰 서비스 기반 플랫폼의 거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수출은 1분기 중소기업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한 270억 달러를 기록했다. 화장품(19.6%), 자동차(67.4%), 반도체 제조장비(11.2%) 등 주력 품목이 선전한 덕이다.
중국(2.9%)과 일본(2.9%)으로의 수출이 늘었지만, 미국은 2.5% 감소하며 관세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고용지표는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4월 중소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만 4천명 증가했다.
종사자 5299인 규모 기업의 고용이 10만 7천명 증가한 반면, 14인 기업의 고용은 7만 3천명 줄었다. 제조업(-7.8만명)과 건설업(-16.1만명)은 구조적 부진이 지속됐고, 서비스업은 보건·복지 분야 중심으로 고용을 유지했다.
특히 자영업 부문의 이중 구조가 뚜렷해졌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6만명 감소한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1만명 늘었다. 이는 고용 여건 불안정성이 자영업 구조 자체를 단기 생계형 중심으로 왜곡시키고 있다는 방증이다.
창업 환경 역시 비우호적이다. 3월 창업기업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7% 감소한 10만 640개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제조업(-5.2%), 서비스업(-4.7%), 건설업(-5.0%) 모두 부진했고, 특히 30세 미만 청년층 창업(-13.5%)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자금시장에서는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출 수요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3월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전월 대비 0.14%p 하락한 4.31%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내림세다. 그러나 4월 대출잔액은 전월보다 7.7조원 늘어난 1,051.7조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부가세 납부 자금과 미국 관세정책 대응 자금 수요가 복합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물가 측면에서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1% 오르며 물가안정목표(2.0%)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 국제유가는 OPEC+ 증산 기대와 글로벌 수요 회복 둔화에 따라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생산자물가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0.9% 증가하며 상승폭이 둔화됐다.
중소기업벤처연구원은 중소기업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려면 수출 불확실성 완화와 내수 정상화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중소 제조업의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내수 기반의 창업·고용 인프라를 복원하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경기 회복의 파급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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