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 직후 첫 내각 인선을 단행하며 새 정부 출범에 박차를 가했다.
국무총리 후보자로는 4선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명됐으며, 대통령비서실장에는 전략통으로 꼽히는 강훈식 의원이 임명됐다.
이 밖에도 외교·안보 라인을 중심으로 정무형 인사들이 중용돼, 초기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친정체제’ 구축에 방점이 찍힌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김 총리 후보자 지명 배경에 대해 “풍부한 의정 경험과 민생 중심 정책역량, 국제 감각과 통합의 정치력을 겸비한 인물”이라며 “위기 극복과 경제 회복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86세대 대표주자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총 네 차례 당선된 중진 정치인이다.
특히 김 후보자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총괄상황실장을 맡아 승리를 이끈 핵심 인사로, 이 대통령과는 ‘집권플랜본부장’으로도 호흡을 맞췄다.
이번 대선에서는 상임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거 전반을 진두지휘한 바 있어, 실질적인 정치적 ‘투톱’으로서 국정 주도권을 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비서실장에는 강훈식 의원이 임명됐다. 충남 아산을 지역구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한 강 의원은 당내 계파색이 옅은 실용주의적 중도 성향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강 의원은 대선을 총괄한 전략가로서 국정 운영의 실질적 조력자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특히 예산과 경제 정책 이해도가 높아, 민생 현안 대응에서 강점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안보 라인도 대폭 개편됐다.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지명됐다.
통일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이 후보자는 정보 체계 혁신과 대북정책 기획 경험을 강점으로 한다. 대통령실은 “통상 마찰 속에서 국익을 수호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국가안보실장에는 위성락 의원이 임명됐다. 위 실장은 외교부 북미국장,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러시아 대사 등을 거친 대표적인 외교 전문가로, 2022년 대선에서는 이재명 캠프의 실용외교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 정책의 연속성과 실용성을 아우르는 전략적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경호처장에는 황인권 전 육군 대장이, 대통령 대변인에는 강유정 민주당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황 전 대장은 군 내 신망이 두터운 인물로, ‘국민 중심의 열린 경호’ 체제 전환이 기대된다.
강유정 대변인은 경선 캠프 시절부터 대통령을 보좌한 핵심 참모로, 정책 이해도와 정무감각을 바탕으로 대통령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인사는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정부의 조기 안착과 국정 주도권 장악을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관료 출신보다 정치권 핵심 인사를 대거 중용한 데 대해 야당 측의 반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김민석 총리 후보자의 경우, 당내 실세로서의 색채가 강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권의 검증 공세가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이번 인사는 국민에 대한 충직함과 전문성,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를 기준으로 했다”며 “앞으로도 능력 중심, 국민 통합에 방점을 두고 인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책실장으로는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 정무수석과 민정수석에는 각각 김병욱 전 의원과 검사 출신 오광수 변호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후속 인선도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위성락·강유정 의원을 각각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발탁하면서, 이들의 비례대표 의원직은 손솔 전 진보당 수석대변인과 최혁진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이 승계한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손 전 대변인은 30세(1995년생)로 22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 된다.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된 3선 강훈식 의원(충남 아산을)도 대통령실 합류에 따라 의원직을 사퇴할 예정이다.
인천 계양을이 지역구였던 이 대통령도 이날 의원직을 사퇴함에 따라, 인천 계양을과 충남 아산을은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김민석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것은 국회법상 가능하기 때문이다.
- 기자명 강신윤 기자
- 입력 2025.06.04 15:42
- 수정 2025.06.0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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