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연구진이 늘어날수록 전력 생산이 증가하는 혁신적인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웨어러블 기기의 전력 공급 문제를 해결할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권위 있는 에너지 분야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의 속표지를 장식한 이번 연구는 기존 태양전지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스마트워치나 피트니스 밴드 같은 웨어러블 기기들이 일상화되었지만, 이들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지 기술은 여전히 제약이 많다. 기존의 딱딱한 전지는 구부리거나 늘릴 경우 쉽게 손상되고 전기 효율이 급격히 저하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박태호 POSTECH 화학공학과 연구팀은 '신축성 유기 태양전지(IS-OPV)'의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지의 핵심 구성요소인 '전자 수송층'에 혁신을 가져왔다. 연구팀은 전도성 고분자와 이온 젤을 혼합해 유연하면서도 전기 전도성이 우수한 새로운 전자 수송층을 개발했다.

"이 층은 젤리와 같은 유연성을 가지면서도 전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며, 마치 운동화의 쿠션처럼 태양전지가 늘어날 때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해 내부 구조를 보호합니다," 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실험 결과는 기존 기술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전통적인 딱딱한 전자 수송층을 사용한 태양전지는 늘어날 때 전력이 33%까지 감소했지만, 새로운 전자 수송층을 적용한 전지는 20%까지 늘어나도 전력 변환 효율을 유지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전지 출력 전력이 0.28mW에서 0.35mW로 약 23%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박태호 교수는 "이번 기술은 태양전지가 가진 '넓힐수록 전력을 더 낼 수 있는' 장점을 실제로 구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배터리 충전 걱정을 줄여주고, 몸의 움직임에 따라 전기를 생산하는 피부 센서나 스마트 의류 같은 미래 기술이 현실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탄소제로 그린 암모니아 사이클링 연구사업 및 스트레처블 투명 태양전지 핵심 소재 및 소자 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이 기술 혁신은 웨어러블 기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유연한 전자기기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에너지 하베스팅 분야에 새로운 지평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