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연구팀, 나노 메타표면 기술로 홀로그램의 한계 극복

▲ 가시광선 영역에서 20nm 간격으로 36개의 이미지를, 가시광선부터 근적외선 영역에서는 8개의 이미지를 단일 메타표면으로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텍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연구진이 머리카락보다 100배 이상 얇은 나노 구조에 최대 36개의 선명한 이미지를 담아내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존 홀로그램의 한계를 뛰어넘어 광학 분야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료과학과 나노 분야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메타표면(Metasurface)'이라는 특수 나노 구조를 활용했다. 이 메타표면은 빛이 통과할 때 그 특성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빛을 잘 통과시키는 '실리콘 질화물'을 사용해 나노미터(nm) 크기의 기둥을 제작했다. 이 미세한 구조물들은 '메타원자'로 불리며, 빛의 파장과 회전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게 한다.

이 기술의 핵심은 빛의 색(파장)과 회전 방향(스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빨간색 빛을 왼쪽으로 회전시키면 사과 이미지가, 오른쪽으로 회전시키면 자동차 이미지가 나타난다. 연구진은 이 방식을 통해 가시광선 영역에서 20nm 간격으로 36개의 이미지를, 가시광선부터 근적외선 영역에서는 8개의 이미지를 단일 메타표면으로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잡음 억제' 알고리즘을 통해 기존 기술의 문제점이었던 이미지 간 간섭과 배경 잡음을 해결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화질이 더욱 선명해지고 각 이미지가 서로 간섭하지 않도록 개선됐다.

노준석 POSTECH 교수는 "스핀과 파장 정보를 단일 위상 최적화 과정으로 다중화하고, 이를 낮은 노이즈와 높은 이미지 품질로 구현해 낸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 기술은 대량 생산과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 초고용량 광 데이터 저장, 암호화 시스템, 다중 이미지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광학 응용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POSCO홀딩스 N.EX.T Impact 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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