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문수 후보 모두 '간병 지옥' 해소 약속,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모두 요양병원 간병비를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전환해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각 당 대선 후보 공약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을 공통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미 지난해 '총선 1호 공약'으로 간병비 급여화를 약속했던 이 후보는 "간병비 부담을 개인이 아닌 사회가 함께 나누겠다"며 "공공이 부담을 나눠 간병 파산의 걱정을 덜어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한 보호자나 간병인이 병실에 상주할 필요 없이 간호팀이 포괄적인 전문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도 약속했다.
김문수 후보 역시 대한노인회 방문 자리에서 "어르신들의 건강을 국가가 챙겨서 자식 눈치를 안 보도록 하겠다"며 "'간병 지옥'이라는 말이 없도록 요양병원 입원 환자의 간병비를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가족 간병 시에는 최소 월 50만원, 65세 이상 배우자는 월 100만원을 지급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와 보호자 부담 경감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연간 10조원 규모(2022년 서울대 연구)로 추정되는 사적 간병비 부담 경감 필요성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대한요양병원협회와 보건의료노조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 70∼90%가 간병비 급여화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약 실현을 위한 재정 확보 방안은 여전히 불명확한 상태다.
건강보험 재정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해 2023년 말 누적 준비금이 29조822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인구 고령화와 보장성 강화, 의료공백 사태의 여파로 올해부터는 적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8년에 누적 준비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21일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연간 15조원으로 추정되는 간병비 급여화 재원 마련 방안을 질의하기도 했다.
간병비 급여화 소요 재정에 대해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연 1조∼2조원으로 추산하는 등 추정치에 격차가 있지만, 상당한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의료 재정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간호·간병을 복합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상자나 질병에 따라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단계적 접근을 시사했다.
재정 확보 방안으로는 "'의료쇼핑'같이 무제한으로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는 것과 경증에도 병원을 이용하는 부분들에 대한 조정"을 언급했다.
김문수 후보는 "과잉·중복 진료와 외국인, 특히 중국동포 등에게 과도하게 허용된 부분을 점검해 낭비적인 부분을 줄여나갈 것"이라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과 깊이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는 "요양병원이 1천300여개에 달하는 현 상황에서 요양병원 전체의 간병비를 국가가 책임지긴 어렵겠지만, 요양병원의 구조조정과 함께 필요한 부분부터 점진적으로 급여화하는 것은 다른 대안이 없는 과제"라고 평가했다.
강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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