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연구진이 산업현장 작업자의 안전과 작업 효율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햅틱 장치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위험한 산업 환경에서 로봇을 통해 작업할 때 사람의 손끝 감각을 그대로 전달해 정밀한 원격 조작을 가능하게 한다.

김기훈 POSTECH 기계공학과·융합대학원 교수와 박사과정 박재현 연구원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로보틱스 분야 권위지 'IEEE Transactions on Industrial Informatics'에 최근 게재됐다.

공장과 제철소 같은 고위험 산업현장에서 자동화가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의 섬세한 조작이 필요한 작업이 존재한다. 그러나 로봇 조작의 복잡성과 작은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이 과제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형태의 햅틱 장치를 개발했다. 'POstick-KF(Kinesthetic Feedback)'는 로봇이 물체를 밀거나 당길 때 발생하는 힘의 변화를 사용자에게 직접 전달해 정밀한 조작을 가능하게 한다. 반면 'POstick-VF(Visuo-tactile Feedback)'는 진동을 통한 촉각 피드백과 시각적 피드백을 결합해 더 넓은 작업 공간에서도 효율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두 장치 모두 실제 작업 도구의 크기와 형태를 모방해 설계되어 초보자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작업 환경과 사용자의 숙련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뮬레이션 실험 결과, 이 장치들은 기존 햅틱 장치보다 목표 조작의 정확도가 높고 장애물과의 충돌 빈도가 현저히 낮았다. 특히 POstick-VF는 사용 시간이 증가할수록 사용자의 숙련도가 뚜렷하게 향상되는 훈련 효과도 입증됐다.

연구팀은 여기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접목해 가상 공간에서 실제 로봇 동작을 미리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했으며, 증강현실(AR) 기술까지 통합해 사용자의 몰입감과 집중도를 높였다.

김기훈 교수는 "이 기술은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작업을 로봇과 함께 더욱 안전하고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산업현장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작업자의 부담을 경감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포스코홀딩스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