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노준석 교수 연구팀...소리부터 초음파까지 모아...전기로 변환 메타표면 개발

▲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10kHz)부터 초음파(100kHz)까지 폭넓은 주파수 대역의 파동을 동시에 한 지점에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포스텍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일상에서 버려지는 다양한 주파수의 파동을 한 곳에 모아 전기로 변환하는 혁신적인 메타표면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 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PNAS(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됐다.

우리 주변은 사람의 말소리, 발자국 소리, 기계 진동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파동 에너지로 가득하지만, 대부분은 활용되지 못하고 사라진다. 과학계는 이러한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오랫동안 모색해왔다.

최근 주목받는 '메타표면(metasurface)' 기술은 파동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소자 크기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특정 주파수의 파동만 집중시킬 수 있고 정밀 제작이 필요해 실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POSTECH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학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던 '분산 공학' 개념을 탄성 메타표면에 최초로 적용했다. 이를 통해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10kHz)부터 초음파(100kHz)까지 폭넓은 주파수 대역의 파동을 동시에 한 지점에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의 가장 주목할 점은 복잡한 장치 없이 단순히 판의 두께만 조절하여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키르히호프–러브 판 이론(Kirchhoff–Love plate theory)'을 기반으로 판 두께를 정밀하게 설계해 다양한 주파수의 파동이 특정 위치에 모이도록 했다. 여기에 압전 소자를 부착해 집중된 파동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POSTECH 노준석 교수는 "단순히 구조 설계만으로도 다양한 주파수의 파동을 정확히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며 "이 기술이 에너지 수확, 의료기기, 구조 안전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어 우리 생활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술은 일상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진동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자가발전 장치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배터리 교체가 번거로운 IoT 센서나 웨어러블 기기의 전원 공급원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건물이나 교량의 안전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센서, 의료용 초음파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구는 POSTECH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기전자공학과·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와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이건 씨 연구팀이 수행했으며, 포스코홀딩스 [N.EX.T IMPACT] 메타표면 기반 평면광학기술 연구소와 한국연구재단 우수연구-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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