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와 단일화 논란...권영세 “김문수 단일화 약속, 무너뜨리면 국민 배신”...김문수 "당이 후보 끌어내리려 해"...7일 전 당원 여론조사 예정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당 지도부 간 무소속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김 후보는 6일 선거 일정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며 당 지도부와의 대립각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오는 7일 전 당원을 대상으로 '후보 단일화 찬반'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 의원총회에서 "지금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로지 대선 승리 하나만을 바라보고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치 관계자들은 당원들 사이에서 김-한 후보 단일화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당 지도부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김 후보를 강력하게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권 위원장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내야 하고, 단일화가 어떻게든 11일까지는 완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후보를 향해 "스스로 하신 약속, 단일화에 대한 확실한 약속, 한 후보를 먼저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믿고 우리 당원과 국민은 김 후보를 선택했다"며 "당무우선권을 논하기 이전에 국민과 당원에게 드린 약속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또 "만약 단일화에 실패하거나 그 동력을 떨어뜨려서 대선에 실패한다면 우리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당권을 장악하려는 사람들이,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노리는 사람들이 단일화에 부정적이라는 이야기까지 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국민의힘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윤 원장은 "단일화할 마음이 없다면 김문수 후보는 후보 자격을 내려놓고 길을 비키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말 바꾸는 정치는 이재명 하나로 족하다"며 "승리 가능성이 1퍼센트라도 높은 분을 얼른 가려서 준비해야 박빙 싸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6일 포항·영덕·경주 지역 선거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후보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도 후보를 배제한 채 일방적 당 운영을 강행하는 등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며 "저는 국민의힘 후보로서 대선 승리를 위한 비전을 알리는 데 온 힘을 쏟았고 단일화에 대한 일관된 의지도 분명하게 보여드렸지만 당이 대선후보에 대한 지원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기습적으로 전국위, 전당대회도 소집했다"며 "이는 당 지도부가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번씩이나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당에서 당 대선후보까지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다. 이럴 거면 경선을 왜 세 차례나 했느냐"고 지도부를 비난하며 후보로서의 일정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양측의 갈등은 단일화 시기와 방법을 둘러싼 이견에서 비롯됐다.
김 후보 측은 경선기간 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이었던 장동혁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새로 임명해 단일화 협상을 맡기겠다는 구상이었지만, 당 지도부는 이양수 현 사무총장 유임을 주장했다.
또 김 후보는 우선 국민의힘 선대위를 구성하고 개혁신당·새미래민주당 등 다른 정당과도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당 지도부와 주류 그룹은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선대위 구성도 그 다음 문제라는 입장이었다.
한편 5일 의원총회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연달아 개최한 국민의힘 당 지도부는 오는 10∼11일 중 전당대회를 개최하겠다는 소집 공고를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