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그려낸 유토피아…회화 29점으로 풀어낸 감성적 낙원의 서사

▲ 양윤정,낙원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것들 2,72,7x92,9cm,oil on canvas, 2025.ⓒ양윤정 작가
경주의 봄, 그 한가운데서 마주한 낙원의 풍경.

갤러리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시공간의 경계는 사라지고, 무중력 상태의 나무와 물고기, 여신과 연인이 떠다니는 환상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양윤정 작가의 개인전 *‘나의 숲, 나의 낙원’*은 관람객을 현실 너머, 감성의 깊은 숲으로 초대한다.

이번 전시는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이 주관하는 전시공간지원프로젝트 <공유 앤솔로지>에 선정된 16개 팀 중 하나로, ‘갤러리 달’에서 지난 29일부터 오는 5월 11일까지 진행된다.

협약식과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후 개막한 이 전시는 특히 현대 회화의 감각적 확장에 주목하는 이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

전시장에는 양 작가의 신작과 함께, 여러 해에 걸쳐 변화해온 회화 작업 총 29점이 전시되어 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작가의 시선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관람객 스스로도 ‘자신만의 낙원’에 대해 사색하게 된다.

작가는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의 개념 ‘헤테로토피아’를 바탕으로, 이질적인 공간이 공존하는 낙원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작품 속 상징적인 자연물과 익숙한 일상 사물들은 낯설고도 익숙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각자의 기억과 상상을 자극한다.

무채색 일상에 스며든 선명한 색채들.

그 안에는 “그럴 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과 그리움, 그리고 삶의 어느 지점에서 문득 피어오르는 회고가 담겨 있다.

얼음처럼 굳었던 감정 위로 피어나는 작은 꽃 같은 이미지들 속에서 성장의 흔적, 그리고 어른이 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양윤정 작가는 동국대학교 미술학부 회화학과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미술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활발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현대 회화의 새로운 시각적 서사를 탐구 중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감상을 넘어, 우리 안에 잠들어 있던 상상력과 감정을 깨우는 치유의 여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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