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탄핵심판·이재명 항소심 선고에 윤석열 탄핵심판 가능성까지

헌법재판소와 법원에서 이번 주 잇따라 주요 사건 선고가 예정되면서 법조계는 ‘격랑의 일주일’을 맞이할 전망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정치권과 사회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24일 오전 10시 대심판정에서 한덕수 총리 탄핵심판 결정을 선고한다.

한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던 지난해 12월 27일 국회에서 탄핵 소추됐다. 국회는 한 총리가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방조하고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했다는 등 5가지를 탄핵사유로 제시했다.

한 총리 탄핵 사건의 결론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헌재 판단의 일부를 유추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사건은 계엄 선포의 헌법·법률 위배 여부에 관한 쟁점을 일부 공유하며, 수사기관 기록의 증거 채택 가능성과 내란죄의 형법상 위반 여부 등 절차적 쟁점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헌재가 이들 쟁점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방향도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한 총리 사건과 윤 대통령 사건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도 상당하다.

같은 날 오전 10시에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혐의사실 인정 여부 등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정식 재판 전 증거 채택과 증인 일정을 조율하는 이번 공판준비기일에는 대통령이 직접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6일에는 서울고법 형사6-2부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을 선고한다.

이 대표는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에 관한 발언과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의 골프 관련 발언으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항소심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여야 모두 판결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하루 앞선 25일에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주 중후반에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가능성도 제기된다. 헌재가 통상 선고 2~3일 전 선고일을 공지하는 관행을 고려하면, 선고는 빨라도 26일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이 모두 금요일에 선고된 점과 선고 전후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할 때 28일 선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헌재 인근 학교들이 탄핵 선고일에 임시휴교를 예고한 가운데, 26일은 고등학교 3학년 3월 모의고사가 예정돼 있어 이날 선고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27일은 헌재가 통상적으로 헌법소원 등 일반 사건을 선고하는 정기 선고일인 만큼 윤 대통령 사건 선고를 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27일 일반 사건 선고 후 윤 대통령 사건 선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헌법 전문가들은 “재판관들이 다음 주에도 선고에 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4월로 선고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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