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3개국 연속 철수, 웨스팅하우스 분쟁 여파 추측

▲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한수원 
▲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한수원 

한국수력원자력이 네덜란드 신규 원전 수주전에서 철수했다. 지난해 말 스웨덴에 이어 슬로베니아와 함께 유럽 시장에서의 세 번째 불참이다.

한수원의 이러한 결정은 최근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적재산권 분쟁 해결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19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최근 네덜란드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2차 기술 타당성 조사 참여를 포기했다.

네덜란드는 현재 유럽 국가 중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가장 가까운 곳으로, 2022년 발표된 로드맵에 따라 1천000㎿급 이상 원전 두 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해 1차 기술 타당성 조사에는 참여했으나 올해 본격 입찰에는 나서지 않았다.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 향후 유럽 시장 진출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상반되는 결과다.

현재 네덜란드 수주전에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EDF만 남아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체코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라고 철회 이유를 밝혔다.

슬로베니아에서도 젠에너지가 추진하는 최대 2천400㎿ 규모의 프로젝트에도 불참할 예정이다. 작년 말에는 스웨덴 원전 사업도 포기하였다.

웨스팅하우스는 AP1000 기반으로 현대건설과 협약을 맺었으며, 한수원의 잇따른 철수가 이 협약과 관련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재권 분쟁 이후 유럽 내 여러 수주전을 연달아 포기한 점은 석연치 않다는 평가다.

한편, 한수원이 체코 계약의 걸림돌이었던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일부 업계에서는 유럽 시장에서 상당 부분을 양보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양사는 비밀 유지 협약을 들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작년 체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목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있었으나, 최근 잇따른 철회로 인해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한 관계자는 "웨스팅하우스가 단독으로는 완수를 기대하기 어려워 시간이 지나면 한수원의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라며 현재 슬로베니아 프로젝트에서도 현대건설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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