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돌리네습지...좁은 면적에도 932종 확인…희귀식물·천연기념물·멸종위기야생동물...전망대와 생태탐방 데크, 산국 정원으로 어우러져...문경시 돌리네습지도시부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도약

▲ 돌리네습지 ⓒ문경시
▲ 돌리네습지 ⓒ문경시

문경시가 수억년에 걸쳐 만들어진 사발 모양의 돌리네습지로 지난달 람사르습지도시로 국제 인증을 받으면서 세계 74개 지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문경시가 인증받은 람사르습지도시란 람사르습지 인근에 위치하고 습지 보전 및 현명한 이용에 지역사회가 참여·활동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람사르습지는 람사르협약에 따라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성을 가지거나 희귀동물 서식지 및 물새 서식지로서의 중요성을 가진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습지를 의미한다.

습지는 ‘물기가 있는 축축한 땅’이란 의미로 영구적 또는 일시적으로 습윤한 형태를 유지하고 이러한 환경에 적응된 식생이 서식하는 장소를 의미한다. 현재 습지는 기능과 가치를 인정받아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습지는 홍수 조절, 해안선의 안정화 및 폭풍 방지, 영양분과 먹이의 공급, 기후 조절, 수질 정화, 생산 증대, 여가 활동과 관광, 문화적인 가치 등으로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다.

▲ 돌리네습지 ⓒ문경시
▲ 돌리네습지 ⓒ문경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습지의 경우 지상에 존재하는 탄소의 40% 이상을 저장할 수 있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양을 조절하고 지역의 대기 온도 및 습도 등 국지적인 기후를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습지의 식물과 토양은 인, 질소 등의 과잉 영양소를 처리하는데 효과적이다. 미국 플로리다의 삼나무 습지는 유입된 질소의 98%, 인 97%를 제거한다고 하며 대부분 습지에서도 유독성 물질을 제거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 외에도 담수 습지는 전 세계 생물종의 40% 이상, 포유류는 12% 이상이 서식하고 있으며 인간에게도 필요로 하는 쌀이나 어패류, 목재 등 각종 생활 물품을 제공해주고 있다.

현대에 와서는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지닌 습지가 생태관광지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훌륭한 경관을 지는 습지는 관광과 여가활동의 장소가 되고 환경교육이나 습지 탐사 등 종교, 역사 등 문화적인 가치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 돌리네습지 ⓒ문경시
▲ 돌리네습지 ⓒ문경시

이처럼 습지는 존재 자체로 큰 기능을 하고 있으며, 환경 및 기후의 악화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현대에 그 가치는 더욱 인정을 받고 있다.

문경 돌리네습지의 지질학적·생태학적 가치는 어떠한지, 또 문경시가 람사르습지도시가 되면서 앞으로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알아봤다.

◇문경 돌리네습지, ‘국내 유일’ 세계적으로도 희귀해
문경 돌리네습지는 산북면 우곡리 굴봉산(390m) 산정부 일원에 위치해있다. 높이는 약 270~290m, 면적은 49만4434㎡(약 15만평)로 석회암지대의 돌리네에 형성된 내륙·산지형 습지다.

돌리네(doline)란 석회암지대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지하수 등에 용해(녹는 것)돼 형성된 접시 모양의 웅덩이(와지)로 빗물 등이 지하로 배수가 잘돼 통상적으로 물이 고이지 않는 지역을 의미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돌리네 지형에는 습지 형성이 대개 어려운데 국내에서 유일하게 문경에서만 돌리네습지가 나타나게 됐으며 세계적으로도 희소성이 높아 지형·지질학적으로도 학술 가치가 매우 우수하다.

▲ 돌리네습지 ⓒ문경시
▲ 돌리네습지 ⓒ문경시

물이 고이는 이유는 빗물 등의 유출량보다 유입량이 더 많고 습지 내에서도 지하수가 용출돼 연중 물이 유지되며, 석회암 풍화토(테라로사)가 토양 표면을 피복해 지하 배수를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돌리네습지는 다른 습지 대비 상대적으로 좁은 면적임에도 932종의 서식이 확인될 만큼 생물다양성 또한 매우 풍부하다. 습지생태계, 초원생태계, 육상생태계가 공존하면서 생태학적 가치도 높다.

희귀식물로는 꼬리진달래, 낙지다리, 들통발, 쥐방울덩굴, 외대으아리, 큰꽃으아리가 있고 천연기념물로 원앙, 황조롱이, 쇠부엉이, 수리부엉이, 소쩍새, 새매, 붉은배새매, 멸종위기야생동물로는 수달, 담비, 구렁이, 큰말똥가리, 물방개, 왕은점표범나비 등이 있다.

돌리네습지는 A코스(1km, 1시간), B코스(1.7km 1시간 30분), 둘레길(3.2km 2시간 30분)로 나뉜 생태탐방코스가 있으며, 스탬프와 포스팅 투어, 자연환경해설사도 운영하고 있어 시민 및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 돌리네습지 ⓒ문경시
▲ 돌리네습지 ⓒ문경시

돌리네습지 안에는 습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흐드러진 물억새와 사초군락, 버드나무, 미루나무를 볼 수 있는 ‘생태탐방 데크’, 노랗게 물든 산국이 뻗어있는 ‘산국 정원’도 있다.

◇람사르습지도시 국제 인증…명품 생태관광지 되다
문경 돌리네습지는 국내 유일의 습지로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달 제3차 람사르습지도시로 공식 발표됐다. 오는 7월 23~30일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열리는 제15회 람사르 총회에서 인증서를 수여받을 예정이다.

람사르습지도시란 람사르습지 인근에 위치하고 습지 보전 및 현명한 이용에 지역사회가 참여·활동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람사르습지도시를 알기 전에 람사르습지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람사르습지는 무엇일까. 람사르협약에 따라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성을 가지거나 희귀동물 서식지 및 물새 서식지로서의 중요성을 가진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습지를 의미한다.

람사르협약은 1971년 2월 2일 이란의 람사르에서 채택된 것으로, 물새 서식 습지대를 국제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 3월 28일 강원 인제 대암산 용늪을 람사르습지로 등록하며 101번째 가입국이 됐다.

람사르습지 등록기준은 습지의 ‘대표성 및 고유성’과 ‘생물다양성’에 근거한 두 개의 그룹에 따라 총 9개가 있는데 돌리네습지는 이중 3개나 충족하며 우수성을 인정 받아 지난해 2월 2일 람사르습지로 최종 지정됐다.

▲ 돌리네습지 ⓒ문경시
▲ 돌리네습지 ⓒ문경시

세계적으로 람사르습지(2025년 1월 7일 기준)는 172개국 2525개소(2억5748만9188ha)가 있으며 국내는 이중 26개소(203.189㎢)가 있다.

람사르습지도시는 람사르습지보다 높은 단계로 세계적으로도 74개 지역에 불과하다. 국내에는 고창, 인제, 서천, 순천, 창녕, 제주, 서귀포가 있었다가 올해 문경과 김해가 인증을 받았다.

△람사르습지와 연계성 △습지 생태계서비스 보전방안 △습지 복원 및 관리방안 △습지의 통합적 보전계획 △습지 혜택·서비스 교육·홍보 △습지도시 관리, 인식증진 등을 위한 지역위원회 구성·운영 등 까다로운 6개 인증기준을 모두 통과한 것이다.

람사르습지도시의 인증기간은 6년으로 문경시는 향후 람사르협약 및 습지도시 로고를 공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돌리네습지 운영 및 관리와 관련해 중앙정부로부터 갖가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문경시는 세계기구인 람사르의 국제적 인증으로 지역브랜드의 가치 상승과 생태·지질자원을 보전·교육 및 관광에 활용해 지속가능한 발전 도모, 국내·외 관광객 증가로 고용 기회 확대 및 지역주민 소득 증대 등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이번 람사르습지도시 지정과 더불어 명품 생태관광지로 조성하기 위해 국가지질공원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까지 인증받아 돌리네습지를 명실상부 전국 최고의 습지로 가꾸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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