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익 29.3%·80%↓…철강업계 구조조정 가속화…미국 관세 부과 등 영향 커
포스코, 현대제철등 국내 철강사들이 경제적 압박에 직면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철강재 공세와 미국의 25% 관세 부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인력 감축에 나서며 생존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며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검토 중이다.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해외 출장을 최소화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이 마련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국내 건설경기 악화로 지난해 말부터 포항 2공장을 축소 운영해왔다. 현재 포항 2공장의 제강 및 압연 공정 모두 기존 4조 2교대 체제에서 2조 2교대로 전환해 제강 공정에서 쇳물만 생산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 매각을 완료했다.
지난 2002년, 2015년 각각 설립된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은 국내에서 들여온 자동차 강판을 가공해 현지 공장에 납품하는 역할을 수행했으나, 현대차·기아의 현지 점유율 하락하면서 실적이 악화되자 이를 철수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경영 개선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라며 다양한 원가 절감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역시 지난해부터 임원 연봉을 최대 20% 삭감하고, 비핵심자산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중국 내 저수익 서비스센터 구조조정과 파푸아뉴기니 발전법인 매각으로 현금 6625억 원을 확보했으며, 올해도 추가적으로 61개 사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누적 현금 2조1000억 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가 이러한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에는 중국의 저가 철강재 수입 증가와 미국의 관세 부과라는 외부 요인이 크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된 철강 제품 물량은 전년 대비 약 46% 증가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시행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에도 악영향이 미치고 있다. 작년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전체 대미 수출의 13.1%를 차지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실적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9.3% 감소한 반면, 현대제철은 무려 80% 가까이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제철은 여기에 노사 갈등까지 겹쳤다. 회사는 작년 당기순손실에도 불구하고 성과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이유진 연구원은 "국제 질서 변화에 따라 주요 금속 원료 확보와 생산 기지를 마련한 기업들이 장기적인 혜택을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