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조원 규모 임차 매장 관련 부채가 회생절차 성패 좌우할 전망

▲ 홈플러스 모습. ⓒ연합
▲ 홈플러스 모습. ⓒ연합

하나증권이 법정관리에 돌입한 홈플러스의 채무조정 과정에서 임차 매장과 관련된 리스부채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일반 차입금보다 복잡한 구조의 리스부채가 회생절차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12일 발표한 '홈플러스가 쏘아 던진 작은 조약돌(들)' 보고서를 통해 "홈플러스가 사모펀드(MBK파트너스)에 인수될 당시 부담하게 된 인수금융의 상당 부분은 자산매각 등을 통해 상환 부담을 줄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매각된 점포를 재임차 방식으로 홈플러스가 사용하면서 채무의 형식이 일반차입금에서 리스 부채로 바뀐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주택담보대출에 비유하며 "만기를 연장하며 이자만 내는 '거치방식' 주담대에서 원리금 분할 상환 주담대로 바뀐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리스 부채는 2023년 2월 결산 기준 3조8501억원에 달한다. 이는 홈플러스의 전체 부채 구조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규모다.

김 연구원은 홈플러스의 부채구조가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각된 점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리츠 같은 부동산투자펀드가 조성한 출자금 및 금융 대출, 해당 대출의 유동화/신용공여, 입지 유망 점포를 다른 용도로 재개발하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진행 과정에서 수반되는 시공사(시행사) 익스포저 등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간접금융채무의 비중이 확대된 현 상황은 앞으로 홈플러스 채무조정이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홈플러스는 자본시장으로의 접근성이 크지 않아 크레딧 채권시장에 직접적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리스 부채 등 임차 부동산과 관련한 노출도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이 사안이 '계속 날아오는 작은 조약돌'처럼 금융시장 참가자들을 불편하게 만들 가능성은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는 회사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유동성 부족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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