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중국산 후판에 반덤핑 관세 부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중국산 후판에 대해 27.9~38.0%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무역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 7월 현대제철의 제소로 시작된 조사의 결과다. 기획재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잠정 관세 부과 여부를 심의 후 공고할 예정이다.
한국 철강업 보호를 위해 선제적으로 예비 판정이 내려졌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작년 기준 중국산 후판의 한국 수입량은 119만 톤으로, 한국 전체 생산과 수입량 합산의 17.6%를 차지했다. 국내 후판 가격과 중국산 후판 수입 가격 간 격차는 톤당 130달러 수준이었다.
이번 관세 예비 판정은 중국산 저가 후판 수입량 증가가 내수 후판 가격 하락을 야기해 국내 철강 사들의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정부가 인정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결정으로 POSCO홀딩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후판 생산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조선향 후판 가격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며, “POSCO홀딩스와 현대제철의 올해 전사 영업이익이 각각 13%, 31%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국내 철강업계의 판매량 확대 및 판가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각 업체별 계약 조건이 상이해 본격적인 개선에는 시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POSCO홀딩스, 현대제철의 후판 매출 비중은 별도 기준 15%, 13% 수준으로, 연결 매출액 규모 고려 시 후판의 가격과 판매량 개선에 따른 실적 확대는 제한적이며 동국제강은 전체 매출액 대비 23% 수준으로, 반덤핑 관세 부과에 따른 실적 개선의 폭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철강사와 조선사 간 후판 가격 협상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각 업체의 후판 수익성 역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판단이다.
한편, 오는 3월 12일 미국 정부의 수입산 철강재에 대한 25% 일괄 관세 부과 결정도 주목된다.
보호무역의 강화 조치인 관세 부과는 지금까지 예외 조치로 무관세 혜택을 받아왔던 한국, 아르헨티나,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EU, 일본, 영국, 호주 등이 대상이다.
백재승 연구원은 “미국 철강 가격 상승으로 한국 철강업체들의 미국향 수출 가격 경쟁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글로벌 철강 산업의 보호무역 강화 흐름 속에서 한국 철강 산업을 보호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현실화된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중국의 경기 부양책 기대감과 맞물려 철강업종에 단기 트레이딩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