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국산 철강 후판에 최대 38%의 잠정 덤핑 방지 관세 부과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21일 국내 증시에서 철강 관련 주식들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동국제강은 전일 대비 12.22% 상승한 9,6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POSCO홀딩스와 현대제철을 포함한 국내 주요 후판 제조사 3사의 주가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포스코스틸리온(21.41%), 문배철강(8.22%), 넥스틸(5.44%), 세아제강(4.15%) 등 여타 철강 관련 종목들도 강세를 나타냈으며, 이 중 세아제강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장 초반에 비해 상승폭은 다소 축소되었다.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우려로 HJ중공업(-1.72%), 삼성중공업(-1.62%), HD한국조선해양(-1.61%), HD현대중공업(-1.47%) 등 조선 업종 주식들은 약세를 보였다.

이번 결정은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의 예비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무역위원회는 중국산 후판의 덤핑 사실과 이로 인한 국내 산업의 실질적 피해를 추정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 27.91%에서 38.02%에 이르는 잠정 덤핑 방지 관세 부과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치로 국내 후판 제조사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이재광 연구원은 "잠정 관세 부과로 중국산 후판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며, "국내 후판 제조사들은 가격 상승과 내수 비중 증대로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조선업계에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대형 국내 조선사의 경우 전체 후판 사용량 중 중국산 비중이 약 20% 수준"이라며, "30% 관세 적용 시 원가율이 1%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소형 조선사의 경우 중국산 비중이 40~50%에 달해 원가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정부의 결정은 국내 철강 산업 보호와 조선업계의 원가 부담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향후 최종 결정 과정에서 양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면밀히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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