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권 분쟁 사전 차단...향후 공동 사업 추진할 계획...팀 코러스로 수출시장 공략...협력 수위 유연히 조정할 것

▲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입니다. ⓒ영남경제 자료
▲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입니다. ⓒ영남경제 자료

한수원·한전과 웨스팅하우스가 원전 주력 시장인 유럽 지역에서 양측이 공동으로 진출하는 기본적 행보를 도모하면서 동일한 프로젝트를 놓고 경합하는 상황은 피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전략적 행보는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양측이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수주 과정에서 주계약자 지위를 놓고 대결한 것을 계기로 지식재산권 분쟁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고 향후 공동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16일(현지시간) 지식재산권 다툼을 뒤로 하고 '팀 코러스'(Team Korea+US)로 뭉쳐 글로벌 수출 시장을 넓히자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

양측이 상호 비밀 유지 약속에 따라 협상 타결 세부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타결 핵심 조건에 주요 원전 수출 지역을 나눠 협력 수위를 유연하게 조정하자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은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한때 원전 수요가 크게 위축됐고, 독일을 중심으로 탈원전 흐름도 가시화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 우려 고조, 인공지능(AI) 혁명이 촉발한 전력 수요 급증 등의 영향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원전 건설 수요가 최근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탈원전 흐름에 영향받지 않고 원전을 주요 전원으로 쓰던 프랑스와 핀란드 등 국가에 더해 체코, 폴란드, 불가리아, 터키, 영국, 네덜란드 등 국가가 신규 원전 건설 추진에 나서면서 '신재생 드라이브'가 강력했던 유럽에서 원전이 다시 주요 전력 공급원으로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한수원은 이번에 수주한 체코 외에도 폴란드 등지에서, 한전도 영국과 튀르키예 등 국가에서 신규 원전 건설 참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앞서 한국이 추진하던 '팀 코리아' 방식의 수출 대신 '팀 코러스'로 세계 무대에 나서게 되면 한국 기업에 돌아가는 이익은 독자 진출보다는 적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와 한수원·한전은 세계 주요국 원전 시장이 다시 커지는 상황에서 설계 등 원천 기술을 가진 미국과 설계, 시공, 운영 등 능력을 갖춘 한국이 협력해 커지는 시장을 공동 공략하는 것이 양국 모두의 장기적 이해관계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소송전으로 계속 끌고 가면 양쪽 모두 어디도 진출할 수 없다"며 "이번에 세계 원자력 산업에서 가장 강력한 산업 동맹이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고, 양국이 시장을 키워 '윈-윈(Win-win)'할 일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단독 수주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중동 같은 경우 유력 사업이 많은데 조만간 성과가 나오게 되면 이번 합의가 어떻게 시장에서 작동하게 되는지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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