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응, 현대차그룹 미국 사업 안정화 노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 강화 정책에 대응하는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트럼프 당선인이 외국 기업들에게 자국 내 생산을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최대 해외 시장인 미국에서의 사업 안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미국 내 자동차 강판 생산을 위한 제철소 건설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공장이 위치한 조지아주를 비롯한 여러 주 정부와 투자 여건에 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 측은 이에 대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앞서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작년 3월 주총에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거점도 검토하고 있다"며 "어떤 지역에 투자해 무역장벽을 극복할 수 있을지 세밀한 검토를 해나가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건설이 확정될 경우, 연간 수백만 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하며 투자 규모는 1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자동차 생산량 증가도 이번 검토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현재 현대제철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2천만t가량으로 자동차용 강판 생산량은 500만t가량에 달하며 400만t가량이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된다.
현대차그룹이 대형 투자 검토에 나선 것은 트럼프 신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전망 속에서 자사의 미국 내 자동차 생산량이 지속 확대될 예정이어서 그룹 내 현지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강판을 가져다 미국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앨라배마, 조지아, 그리고 최근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통해 연간 12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쿼터 제한을 받고 있어 공급 확대에 한계가 있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한국은 연간 263만 톤의 무관세 수출 쿼터를 적용받고 있다.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건설은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고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사업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한국 제철 산업의 대미 사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투자 검토가 트럼프 신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 내 투자를 중시하는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의 사업 환경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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