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중부선 개통이 한국과 동북아시아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과 함의에 관하여

▲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 ⓒ영남경제 자료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은 포항시 기계면 출신으로 포항초, 포항중, 포항고를 졸업한 포항 토박이다.

그는 대한민국의 군인, 정치인, 사회사상가, 작가 등다양한 활동으로 국익을 위한 삶을 살고 있으며, 최근 자필 저서는 '나의 생각, 나의 답변(동일, 2020)', '고독하지만(동일, 2021)', '한국 미완의 기적(새로운사람들, 2023)'이 있다.

허 이사장은 올해 새해 첫 개통한 동해중부선 철도 건설을 정부에 최초로 건의한 인물이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포항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허화평 이사장은 당시 김영삼 당시 민자당 대선 후보의 포항유세에서 동해중부선 건설을 공약으로 이끌어냈다.

동해중부선 개통을 맞아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에게 그동안 감회와 소감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 ⓒ영남경제 자료

◇동해중부선 개통에 즈음하여 국책사업을 시작하셨던 허화평 이사장님의 감회는 어떠하신지?
개인적인 감회라기보다는, 향토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남다른 감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포항의 발전을 되돌아볼 계기로는 시(市) 승격, 포스코(POSCO) 건설, 동해중부선 건설 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동해중부선은 일제가 해방 직전까지 건설하다가 흥해에서 멈춘 지 80여 년 만에 완성된 노선입니다.

이후 1992년까지 이 노선의 건설이 거론된 적은 없었고, 오히려 철도 부지를 매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일제는 당시 조선반도를 발판 삼아 중국과 시베리아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해 양대 철도 건설을 추진했습니다.

부산~대구~서울~평양~신의주~중국 대륙으로 연결되는 ‘경의선’은 완공되었지만, 부산~울산~경주~포항~영덕·울진~삼척~강릉~원산~나진~시베리아 대륙으로 연결되는 '경원선'은 해방으로 인해 흥해에서 중단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포항초등학교(현 위치) 재학 당시 마라톤 코스는 철길 둑을 따라 흥해 작은 굴까지 왕복하는 것이었는데, 흥해를 지날 때마다 철도가 완공되어 금강산까지 갈 수 있기를 상상하곤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1992년 14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포항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이후 김영삼 당시 민자당 최고위원이자 대선 후보의 권유로 민자당에 입당했고, 대선 유세 중 포항에서의 마지막 연설에서 동해중부선 건설, 지검·지청 신설, 신항만 건설 등 지역 숙원사업 3가지를 공약으로 요청해 약속을 받았습니다.

이후 국회 등원 후 정부와 협력해 신항만 건설과 지검·지청 신설은 쉽게 성사되었지만, 동해중부선 건설은 철도청이 경제성을 이유로 반대하여 설득이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 철도청장이었던 최평욱 장군의 최종 결정으로 국책사업으로 확정되었고, 이후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제시했던 동해중부선 건설의 논리는 다음 세 가지였습니다.
①70여년 전 일본이 착수한 공사를 미완으로 남겨두는 것은 잘못이다. 철도 부지는 이미 확보되지 않았는가?

②포항에서 삼척에 이르는 동해안 지역은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철도는 이곳의 생명선이 될 것이다.

③통일 이전이라도 남북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 경우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되어 유럽까지 교류가 가능해질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결정된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2010년대 완공되었겠지만, 김대중 정부 시기 사업 우선순위가 호남지역으로 변경되면서 착공이 지연되었습니다.

이후 이명박 정부 말기에 이상득 의원의 노력으로 예산이 원활히 투입되면서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오랜 노력 끝에 동해중부선이 성공적으로 개통되어 보람을 느낍니다.

▲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 ⓒ영남경제 자료

◇지역의 관광산업 및 산업 환경 변화 등 경제적인 영향과 지역 소멸 위기 극복과 국가 균형발전에 대한 의의는?
동해중부선의 개통으로 포항과 강릉을 잇는 동해안 일대의 관광과 경제 환경은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부산~울산~경주~포항~영덕·울진~강릉~통일전망대에 이르는 동해안 노선은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관광 황금노선이라 평가됩니다.

부산과 울산광역시의 인구가 경주, 포항, 영덕, 강릉이 보유한 관광 자원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 낙후된 지역에 관광객 유입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는 관광의 범위와 체류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입니다.

고용 창출, 소득 증대, 관광 상품 개발 및 활성화 등으로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를 불러올 것입니다.

또한 지역 내 산업단지의 연계성을 강화해 기업들의 경제적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예를 들어 부산·울산의 제조·해양 산업과 강원도의 관광·에너지 산업의 연계는 물론, 각 광역시와 시도 간 협력으로 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클 것입니다.

동해중부선이 주요 농어촌 지역을 통과함으로써 소규모 도시와 농어촌 지역의 경제 기반이 강화될 가능성도 큽니다.

이는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나아가 동해중부선은 경부선(부산~서울), 전라·호남선(광양~목포~전주~서울)과 함께 국가 3대 발전축을 완성하는 큰 의미를 가집니다.

◇ 대외적 한국과 북한, 러시아 간 교역, 동북아시아 미래에 미치는 영향은?
동해중부선 개통은 한국과 북한, 러시아 간 대외적인 교역을 증대시킬 필연적 기반이 될 것입니다.

현 시점에서는 러시아와 북한의 외교적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 실질적 교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인프라 개발은 단기적 효과를 넘어 장기적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동해중부선은 대한민국의 철도 대동맥인 경부선처럼, 오랜 기간 경제적·전략적 가치를 창출할 것입니다.

ⓒ윤주희 기자

이 노선은 과거 일본도 사업성을 인식해 추진하려 했던 만큼, 경제적·전략적 이점이 분명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북한과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 동북삼성과의 연계 가능성도 열릴 것입니다.

러시아 극동, 중국 동북삼성, 한반도 동해안, 일본 서해안을 잇는 ‘환동해안 시대’가 열릴 경우, 동해는 작은 호수가 되고 극동 경제권 형성의 한 축이 될 것입니다.

◇트럼프 2기 출범을 맞아 한국의 외교·국방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은?
우리는 얼마 전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1기 행정부를 경험했으며, 2025년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맞이를 앞두고 있습니다.

최근 정계의 혼란으로 인해 트럼프 2기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시대적 격변 속에서도 국민의 단합된 노력과 의지로 어려움을 극복하며 발전해왔습니다.

이번에도 국민의 단결된 의지와 고위 관료들의 협력을 통해, 다음과 같은 외교·국방 정책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명확하고 일관된 외교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며 경제·안보 협력의 균형을 유지하며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이에 따른 양다리 정책의 위험성도 경계해야 합니다. 특히, 주한미군 주둔비 문제와 한·미·일 협력관계 등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유연하면서도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미국은 현재 대서양 중심의 NATO 체제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전략적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는 군사적, 경제적, 기술적 우위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확립하려는 글로벌 전략의 일환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AI(인공지능), 조선 산업, 의료·의약 산업에서 경쟁력을 선점해야 합니다.

특히, AI와 조선 산업은 우리나라가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며, 의료·의약 산업은 팬데믹 이후 부각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러한 전략적 산업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심적 역할을 한다면, 이는 미국의 패권 전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한국의 경제적 위상과 외교적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포항지역에 전하고 싶은 말씀은?
포항이 앞으로 △자연과 환경도시 △문화도시 △산업도시 △교육도시로 거듭나길 희망합니다.

포항, 경주, 영덕, 울진은 비록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하나의 생활권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지자체들이 개별 지역이나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한 관점에서 미래지향적인 행보를 이어가길 바랍니다.

특히, 지역의 차별이나 특정 이익에 휘둘리지 않고, 주민들의 의식 수준이 더욱 높아지길 바랍니다.

지역 발전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에서 시작됩니다.

지금까지의 성과가 미래의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지역 주민들과 관계자 여러분이 포항의 밝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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