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 만의 대기록, 중동 수주 호조와 투자개발형 사업 확대가 주효

국내 기업들의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이 1조달러를 넘어서는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는 1965년 11월 현대건설의 첫 해외 수주 이후 59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지난해 11월까지 9965억달러를 기록하며 1조달러 목표에 근접했던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12월 막판 스퍼트를 올리며 마침내 1조달러(약 1,468조원) 선을 돌파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이를 "국가 경제 성장에 큰 힘을 보탠" 주요 성과로 평가했다.

2023년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정부 목표인 40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2015년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수주액은 326억9천만달러에 달했다.

중동 지역이 2023년 해외수주의 주요 동력이 되었다. 중동 비중은 전년도 34%에서 약 50%로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삼성E&A와 GS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수주한 60억8천만달러 규모의 파딜리 가스 플랜트 공사다. 이는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이다.

해외건설협회 이용광 글로벌사업지원실장은 "작년에는 유가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돼 중동 국가들이 발주를 이어간 점이 긍정적 요소가 됐다"며 "이와 함께 우리 기업의 투자개발형사업 수주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단순 도급 공사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투자개발형 수주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해외수주액 중 투자개발형사업 비중은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5.1% 수준에서 지난해 10%대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러 국내외 상황으로 인해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정국 혼란과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2024년 해외건설 수주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저작권자 © 영남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