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중심으로 가격 상승 유지

서울의 아파트 시장이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정책에 따라 거래량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격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출 규제가 본격화된 9월과 10월, 그리고 직전 두 달인 7월과 8월에 동시에 거래가 있었던 계약의 65%가 이전 계약보다 높은 금액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출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시장의 가격 상승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세는 이전 기간에 비해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5월과 6월 대비 7월과 8월의 상승 거래 비중이 78%에 달했던 것에 비해, 9월과 10월의 상승 거래 비중은 1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하락 거래 비중은 21%에서 33%로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대출 규제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비강남권에서 하락 거래 비중이 높았고, 대출 영향을 덜 받는 강남권에서는 상승 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용산구의 경우 상승 거래가 84%를 차지한 반면, 하락 거래는 16%에 그쳤다. 강남구 역시 상승 거래가 76%, 하락 거래가 23%를 기록했다.

부동산R114의 김지연 책임연구원은 "최근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거래는 줄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집값이 하락하는 국면은 아니어서 강남권을 비롯한 도심 인기 지역에서는 여전히 직전 거래가 대비 상승 거래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를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동구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소한 올해까지는 강도 높은 금융권의 대출 제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은행이 실질 금리도 내리지 않고 있어서 거래 위축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며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적지만 사정이 급한 집주인들은 급매물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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