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 이사 선임과 집행임원제 도입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

한국 비철금속 산업의 선두주자인 고려아연이 기업 지배구조 개편의 기로에 섰다.

최대주주인 영풍과 2대 주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 쇄신을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영풍과 MBK 연합은 고려아연 이사회에 신규 이사 선임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을 결의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현 이사회 체제가 독립적인 업무집행 감독 기능을 상실했다고 지적하며, 모든 주요 주주들의 의사가 이사회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이사회 재구성을 제안했다.

이번 제안에서 신규 이사 후보로는 사외이사 1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2명이 추천됐다.

사외이사 후보군에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계 인사와 함께 김수진 변호사, 변현철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등 법조계 인사가 포함됐다.

또한 학계와 산업계에서도 다수의 전문가가 후보로 거론됐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는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추천됐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13명 중 12명이 최윤범 회장 측 인사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이번 제안이 관철될 경우 영풍·MBK 연합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풍·MBK 연합은 집행임원제 도입을 통해 이사회의 감독 기능과 경영진의 집행 기능을 분리하고자 한다.

이들은 "현 지배구조에서는 이사회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감독하고 감사하기 어렵다"며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사유화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집행임원제 도입은 이사회가 주주 대표로서 중요 사항을 결정하고 집행임원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고, 실제 경영은 대표집행임원(CEO)이나 재무집행임원(CFO) 등이 담당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업무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 거버넌스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정관 변경을 위해서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한 만큼,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MBK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기업 거버넌스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최대주주의 진심을 주주들이 공감하고 지지해줄 것"이라며 "소재산업은 물론, 법조, 금융, 기업 경영과 거버넌스, 안전관리 분야까지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해 고려아연 이사회의 기능을 정상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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