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신규취급액도 2021년 넘어 최대....고가 주택 거래 증가와 규제 완화로 '영끌' 현상 심화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역대 최대 규모로 급증하고 있다. 이는 집값 상승과 매매 증가, 그리고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현상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7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59조7천501억원으로, 6월 말 대비 7조5천975억원 증가했다. 이는 2016년 1월 이후 월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주택 가격 수준이 과거보다 월등히 높아, 2016년 이전 주택거래가 활발했을 때도 이 정도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8월에는 이 기록마저 갱신될 가능성이 높다. 22일 현재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월 말 대비 이미 6조1천456억원 증가했다.

월말까지 이 속도가 유지될 경우 이달 증가 폭은 7월(+7조5천975억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신규 대출 취급액도 급증하고 있다. A 시중은행의 7월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은 2조9천873억원으로, 2021년 8월의 1조8천74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올해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는 작년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나, 2021년보다는 적다"며 "그럼에도 은행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이 더 많은 것은 고액 거래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 중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15억원 초과 물건의 거래 비중은 각각 15.95%, 7.75%로, 2021년의 10.57%, 4.42%에서 크게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값 상승과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상향 조정되면서, 대출 가능 한도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대출금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주택담보대출의 급증과 수도권 쏠림 현상은 부동산·금융시장의 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시장 안정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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