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5억원 규모 지분 인수로 세계 1위 컬러강판 기업 도약... 업계 판도 변화 예고

국내 컬러강판 시장이 대대적인 재편을 앞두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의 냉연철강 계열사인 동국씨엠이 업계 4위 아주스틸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인수로 동국씨엠은 세계 최대 규모의 컬러강판 기업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동국씨엠은 지난 6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아주스틸 인수를 위한 기본 계약서 체결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총 1285억 원을 투자해 아주스틸의 56.6% 지분을 확보하는 구조다.

구체적으로 동국씨엠은 아주스틸의 최대주주인 이학연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42.5% 지분을 785억 원에 매입한다.

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 원을 추가 투자해 862만690주를 확보할 예정이다.

동국씨엠은 올해 안에 실사와 본계약 체결, 기업결합 승인 절차를 마무리 짓고 아주스틸을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1999년 설립된 아주스틸은 국내 컬러강판 시장에서 동국씨엠, KG스틸, 포스코스틸리온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포스코스틸리온 출신인 이학연 대표가 창업해 현재까지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컬러강판은 철강에 디자인을 입힌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건축자재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LG전자의 오브제 같은 프리미엄 가전제품에도 사용된다. 그러나 이 산업은 국내외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가전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컬러강판 업계도 호조를 보였다. 아주스틸은 이 시기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성공했고, 국내 설비 증설과 함께 폴란드와 멕시코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수요 둔화와 금리 인상, 경기 악화가 겹치면서 아주스틸의 실적은 악화됐다.

2022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46억 원, 순손실 41억 원을 기록했던 아주스틸은 지난해 영업손실 133억 원, 순손실 392억 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공격적인 설비 투자로 인해 순차입금 규모도 2020년 말 967억 원에서 지난해 말 4846억 원으로 5배 가량 증가했다.

동국씨엠은 아주스틸 인수 후 재무 건전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단기 만기 차입금을 축소하고 차환 금리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국제강그룹 편입으로 아주스틸의 신용도가 상승해 금리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인수로 동국씨엠은 생산량 기준 세계 1위 컬러강판 기업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국내외 시장 점유율은 기존 29.7%에서 34.4%로 확대되며, 국내 시장에서도 23.3%에서 30.6%로 점유율이 상승해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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