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포항사회 반대 불구 부산신항 선택…입찰 재검토 이뤄지지 않아…첫 시추공 뚫을 ‘웨스트 카펠라’ 11월 동남아→한국 출발
포항 영일만항이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위한 후방 지원기지 역할을 할 배후 항만에서 탈락했다.
석유공사는 최근 입찰결과 부산신항을 결정했다.
이번 입찰에는 부산지역 항만 운영사 3곳과 포항지역 항만 운영사 1곳 등 총 4곳이 참여했다.
석유공사는 입찰공고 내용이 포항 영일만항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포항 지역사회가 강하게 반발하자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석유공사는 부두 접근성, 시추 프로젝트 항만 하역 경험 등을 기준으로 평가해 부산신항을 낙점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당초 문제가 불거지자 포항시에 재검토하겠다고 알려왔지만 입찰공고 내용을 수정하거나 취소하지 않고 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탐사시추 작업을 진행하려면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시행하는 특성상 관계자들과 물자를 나를 보급선을 운영할 배후 항만이 필요하다.
석유공사는 지난 3일 나라장터를 통해 ‘국내 8/6-1광구 북부지역 대왕고래-1 탐사시추를 위한 항만시설 및 하역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용역입찰의 주과업은 부두 내 야적장 및 고내 창고 제공, 보급선 전용선석 제공, 항만 하역작업 수행을 위한 장비 및 인력 제공 등이다.
탐사작업 수행을 위한 전진기지의 주항만을 정하겠다는 것이지만, 석유공사가 제시한 ‘항만시설 및 하역용역 입찰 평가기준’에 문제점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석유공사는 기술심사 100점 기준 70점 이상 획득 시 적합으로 판단해 가격 입찰서를 개찰, 최저가업체를 낙찰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기술평가 항목 가운데 배점이 각각 30점으로 가장 높은 ‘시추프로젝트 항만하역 경험’과 ‘부두 접근성’에서 포항시의 차별이 두드러졌다.
석유공사는 ‘부두 접근성’에서 부산을 30점으로 배정했지만 울산/포항은 10점으로 배정해 처음부터 20점 차이를 벌여놓았다.
또 ‘시추프로젝트 항만하역 경험’에서 최근 10년 시추프로젝트 항만하역 경험이 2건 이상 있는 업체는 30점, 1건 20점, 없는 경우 10점으로 차등을 뒀다.
포항시의 경우 영일만항과 지역 하역업체는 출발점부터 불리한 위치에 놓여 기술평가 커트라인인 70점조차 넘기지 어려운 상황이었다.
부두 접근성에서 20점 차이, 시추프로젝트 항만 하역경험에서 많게는 20점 차이로, 출발부터 40점인 깎인 60점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포항사회단체 관계자는 “석유공사가 포항에 불리하게 적용한 점은 처음부터 부산항에서 진행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며 비판했다.
대왕고래 첫 탐사시추는 오는 12월에 단행된다. 탐사를 담당할 드릴십 ‘웨스트 카펠라’호는 11월 한국을 향해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부산신항 다목적터미널을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시추를 위한 배후 항만으로 결정했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가 보안상 정확한 위치를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대왕고래 유망구조는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후 항만은 또 탐사시추 과정에서 나온 시료 등 채취물을 육상으로 옮겨 분석하는 경로로도 활용된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는 오는 12월부터로 예정된 탐사시추에서 핵심 역할을 할 시추선인 웨스트 카펠라의 이동 일정도 구체적으로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 선박왕으로 불렸던 존 프레드릭센이 버뮤다에서 설립한 해양 시추업체인 시드릴사 소속 드릴십인 웨스트 카펠라는 길이 748.07ft(228m)·너비 137.8ft(42m)·높이 62.34ft(19m)의 규모로 최대 시추 깊이는 3만7천500ft(1만1천430m)에 달한다.
웨스트 카펠라는 2008년 12월 삼성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드릴십으로 그간 주로 동남아와 서아프리카 해역에서 작업했다.
앞서 석유공사는 액트지오사의 자문 등을 참고해 동해 8광구와 6-1광구 일대에서 대왕고래를 포함한 모두 7개의 유망구조를 발견했다.
석유공사는 최근 기술적 평가와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쳐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위한 첫 탐사시추 장소로 대왕고래 유망구조를 잠정 선정한 상태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동해 심해 유망구조 1곳의 탐사시추 성공 가능성을 약 20%로 보고 향후 수년에 걸쳐 5천억원 이상을 들여 적어도 5곳의 시추를 해야 할 것으로 본다.
시추로 획득한 자료를 3개월가량 분석하면 내년 상반기에는 1차 시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