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중인 ‘대구경북공항’은 경북을 넘어 한반도의 경제와 물류의 흐름을 바꾸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주목받고 있다.
본 지는 5주년 창간을 맞아 대구경북공항 건설과 관련해 현재까지의 추진 현황과 개항 이후 변화를 예측해본다.
◇ 대구경북공항, 개항 시 국내 항공화물 28% 감당 예상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수출입 항공화물은 136만4426톤으로 집계된다. 이 중 대구경북지역에서 발생한 수출입 항공화물은 7만4386톤으로, 전체의 5.45%에 불과하다.
이 같은 수치는 국내 항공 여객과 물류량이 인천공항에 과도하게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인천공항이 감당하는 국제선 여객량은 전체의 81%에 이르고, 국제선 물류는 99%나 된다.
대구공항의 경우 같은 기간 국제선 여객의 2%를 감당하는데 그쳤고, 물류 비중은 0에 수렴한다.
대구공항의 항공물류 실적 부진은 지역 내 항공물류 수요 부족으로 인한 것이라기 보다는 대구공항의 화물처리능력이 연간 1.8톤에 불과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북의 주력산업 생산품인 자동차부품과 평판디스플레이 등은 고가의 제품이면서 운송 시간에 민감한 화물에 속해 항공화물로 많이 다뤄지기 때문이다.
이는 인천공상 처리 항공화물 중 경북도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을 확인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2021년 한국무역통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을 거쳐 수출된 자동차부품은 총 4만3596톤 중 9.12%가 경북도에서 발생한 물량이며, 평판디스플레이의 경우 전체 1만4592톤 중 29.45%가 경북도에서 발생했다.
금액기준으로 살펴보면 무선전화기의 경우 전체 492만291$ 중 경북도에서 맡긴 화물은 총 437만9101$에 달해 이 품목 화물금액의 89%를 차치한다. TV카메라 및 수상기의 경우에도 전체 화물 금액의 84.7%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경북공항이 개항 이후 이들 품목의 항공물류는 자연스럽게 대구경북공항을 통해 수출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 사업타당성 조사 결과 역시 2023년 대구경북공항의 항공화물 수요를 약 15만톤 규모로 예상했으며, 2060년에는 21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경북도 자체 용역 결과에서도 지역 내 항공화물 물동량에 배후권역 물동량의 50%를 흡수한다 가정했을 때 2023년 26만톤, 2050년에는 최대 39만톤의 수요를 예상했다.
◇ 경북도, 항공물류 인프라 구축 전략 세워
경북도는 대구경북공항 개항 이후인 2050년 항공물동량이 최대 39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항공물류산업 육성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세부 전략을 세워 실행하고 있다.
먼저 글로벌 물류기업과 신규투자 협력 등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달 구미시와 공동으로 ‘2024 항공방위물류 박람회’를 개최했는데, 이 행사에서 대표적 글로벌 물류기업인 페덱스와의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경북도와 페덱스는 지난해 이미 ‘항공 물류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출입 중소기업 운임 할인과 물류 컨설팅 지원, 항공 물류산업 활성화 정책 수립 등에 협력해왔다.
또 물류진흥공사를 설립해 물류산업 육성과 지원을 담당하게 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특송물류센터와, 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를 유치하고, 수출기업을 위한 전자상거래 수출물류센터, 상용화주터미널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특송장(특송화물 통관장)과 GDC 등 전자상거래산업 관련 시설의 유치는 대구경북공항이 글로벌 물류 허브로 자리매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GDC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이 소비지역 인접국가에 미리 제품을 보관한 후 국가별 주문에 맞춰 포장 발송하는 물류센터로, 관세청은 5천평 규모의 GDC 1개 유치 시 300명의 일자리 창출과 약 1천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2018년 CJ대한통운이 세계 최대 건강기능식품 쇼핑몰 아이허브의 GDC를 인천공항에 유치하는데 성공한 사례가 있다.
이와 함께 서류, 카탈로그, 견본, 개인소비 목적의 해외 직구 전자상거래 제품 등 신속한 통관을 필요로 하는 특송화물을 전담하는 특송장을 유치해 대구경북공항이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 계획을 위해 9월 중 ‘대구경북공항 국제물류포럼’을 개최해 국내외 주요 물류기업과 교류한다.
경북도는 이 포럼을 통해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기업 및 물류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도내 기업의 세계 진출 확대 및 특송장과 GDC 유치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 대구경북공항 연계교통망 확충…땅과 하늘 모두 “사통팔달”
대구경북공항과 연계한 지상 교통망의 확충도 착착 진행중이다.
철도 노선의 경우 현재 도담~영천(중앙선) 간 구간의 복선화 공사가 진행중으로, 2025년 준공될 예정이다. 여기에 서대구와 공항, 의성을 잇는 대구경북 광역철도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에 포함돼 현재 예타 대상사업 선정 신청을 마쳤다.
여기에 김천~공항~의성 노선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에 반영시키려 추진 중에 있다.
고속도로 역시 현재 읍내JC~군위JC 총 24.3㎞ 구간이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영됐으며, 북구미JC~군위JC 간 고속도로 신설사업과 성주~대구 간 고속도로 신설사업이 각각 국토부 사업타당성 심의, 기재부 예산타당성 심의를 거치고 있다.
이 외에도 2021년 국토부의 승인을 받은 바 있는 도청~공항 간 일반도로(국도 927호선)와 기존 구미5공단~공항 간 도로를 국도로 승격해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앙고속도로 공항IC를 신설하고 여기서 공항을 잇는 도로 6.6㎞를 신설해 항공물류 및 산업단지의 수송비용을 절감토록 할 계획이다.
이들 교통망은 구미권과 안동권은 물론 포항권 모두에서의 대구경북공항 접근성 향상 효과가 발생해 대구경북공항은 주요 물류 권역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이 모두 집적된 항공물류단지로 기능할 수 있게 한다.
이남억 경북도 대구경북공항추진본부장은 “대한민국 중심부에 위치한 대구경북공항을 물류거점 공항으로 육성하는 것이 경북도의 목표”라며,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현재 인천공항에서 처리되는 대구와 경북의 화물 뿐만 아니라 충청과 대전 등 인접 지역의 화물까지 확보해 세계적인 물류공항으로 육성해나갈 것”이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