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걷기, 힐링, 친환경 등 심리적, 육체적 건강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고자 지방자치단체와 한국관광공사 등은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둘레길 조성사업’이다.
포항도 2014년부터 ‘오어지 둘레길’ 조성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10개 노선의 둘레길 조성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에 있다.
한국관광공사도 각 지자체들이 둘레길 조성사업을 추진하자 한반도 동쪽의 해파랑길 조성(2016년)을 시작으로 2017년 ‘코리아둘레길’ 조성 추진사업을 진행했다.
현재는 강원도 고성군(해파랑길 50코스)에서 시작해 포항(해파랑길 17코스), 부산 남구(남파랑길 1코스), 전남 해남군(서파랑길 1코스), 인천 강화군(서파랑길 103코스)을 잇는 약 4,500㎞의 둘레길이 조성됐다.
포항은 한국관광공사가 조성한 해안둘레길은 물론 내륙의 저수지 둘레길도 이용할 수 있어 시민들과 여행객들의 발길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무엇보다 최근 영일대해수욕장, 스페이스워크, 드라마 촬영지 등 지역명소가 하나둘씩 생겨나 전국에서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오고 있어 해안둘레길의 관심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필자는 포항만의 매력을 갖춘 해안둘레길과 계절마다 형형색색의 옷을 갈아입으며 시민들과 여행객을 맞이하는 저수지 둘레길을 올 한해동안 체험하며 소개해보고자 한다.
체험에 앞서 포항에 조성됐거나 조성될 둘레길 현황을 저수지 둘레길과 해안 둘레길로 나눠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저수지 둘레길(6곳)
저수지 둘레길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바로 ‘오어지 둘레길’로 가장 오래됐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오어지 둘레길은 남구 오천읍 오어저수지 일원을 2014년 12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사업비 30억원을 투입해 조성했다.
폭 2m와 1.4㎞의 데크로드, 1.5㎞의 맨발로, 4.1㎞의 산책로와 전망대 2개소, 인도교가 설치됐다.
둘레길 입구 주차장에서 오어사까지 2.2㎞ 산책로를 거닐며 오어지와 봄, 여름에는 풀내음을 맡으며 푸릇푸릇한 자연경관을 느낄 수 있고 가을에는 알록달록한 단풍길을 거닐수 있어 찾는 이가 많다.
오어사 앞의 출렁다리(원효교)를 지나면 0.3㎞의 데크로드와 전망대에서 한 장의 사진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이어 1.9㎞ 길이의 산책로 중간에는 메타세콰이어가 우거져 시원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산책로 끝자락에는 맨발로 1.5㎞가 이어지는데 망운정에서 바라보는 오어지의 모습은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다음으로 소개할 둘레길은 ‘조박저수지 둘레길’로 오어지에 이어 가장 오랜 사업기간이 소요된 저수지 둘레길이다.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조성된 둘레길은 조박저수지 둘레 3.2㎞로 둘레길 중간 중간에 자리한 버드나무와 이름 모를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 힐링 공간으로 충분하다.
특히 봄이나 여름에 찾는다면 푸릇푸릇한 생기를 느끼고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가을과 겨울에도 황금 들판, 갈대와 저녁노을은 또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은 1.5㎞ 산책로 구간 가운데 3m 폭의 절반을 보행매트를 설치하고 나머지는 마사토 포설로 맨발걷기를 하는 시민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세족시설과 잠시 쉴 수 있는 벤치도 조성돼 있어 여유로움을 자아내고 있다.
또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데크로드가 조성돼 있어 마치 물 위를 걷는 기분을 만끽할 수도 있다.
조박저수지 둘레길을 지나 연일읍의 또 다른 둘레길은 ‘달전저수지 둘레길’이 있다.
흥해읍과 가까운 달전저수지는 길이 2㎞의 순환형 둘레길로 흙길과 시멘트포장길이 절반씩 차지한다.
달전저수지를 도착하기 전에 먼저 신생대 제3기말에 형성된 주상절리를 만날 수 있는데 자연이 만들어낸 작품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이윽고 도착한 둘레길은 저수지 한바퀴를 돌 수 있게 조성돼 있다.
성인 걸음으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로 대나무 군락과 소나무 숲이 자리하고 있어 시원함을 한층 느낄 수 있다.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 흥해읍의 ‘매산지 둘레길’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둘레길에 포항시가 추가로 2.5㎞ 구간에 목재데크를 설치해 전체 3.4㎞ 구간을 순환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또 포항 최대의 저수지인 ‘용연저수지의 둘레길’도 올해 꼭 찾아봐야 하는 둘레길 중 한 곳이다.
흥해읍과 신광면에 접해 있는 이 저수지는 저수지 상류에 마치 용이 앉았던 흔적이 남아있는 큰 바위(용바위)가 있는 것에 유래됐다고 하며 푸른 용의 해인 올해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접근성이 용이하고 둘레길 인근에 카페, 음식점 등이 있어 데이트 코스로 부상하고 있다.
마지막 저수지 둘레길은 ‘천마저수지 둘레길’로 지난해 12월 4일 준공식을 가졌다.
사업비 18억원을 투입해 조성된 둘레길(총 길이 2.8㎞)은 천마저수지를 가로지르는 52m의 출렁다리가 포인트다.
또 160m 길이의 데크로드를 조성해 수려한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어 시민들의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봄에 찾는다면 활짝 핀 진달래꽃을 만끽할 수 있고 천마정,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천마지의 모습은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해안 둘레길(4곳)
포항은 해안선을 가진 도시 중 한 곳으로 특색있는 ‘이가리 닻 전망대’ 등이 시민들과 여행객들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연안을 따라 조성하고 있는 ‘코리아둘레길’과 함께 포항시가 조성한 해안둘레길은 새로운 관광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먼저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청림운동장에서 호미곶 관광지를 잇는 25㎞의 둘레길로 포항 영일만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바라보며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구간에는 설화 내용을 담은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가 자리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또 하선대(전망대)에서 선바우 구간에 설치된 데크로드는 바다 위를 걷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해안둘레길 주변으로 전망이 좋아 펜션, 카페 등이 즐비해 여유를 가지고 즐길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호미곶에 도착하면 새로운 이름의 해안둘레길이 시작된다.
‘영일만 남파랑길’로 호미곶면에서 장기면 두원리까지 잇는 40.1㎞ 포항 최장 길이의 둘레길이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한국관광공사가 명명한 해파랑길 15코스와 중첩되고 남파랑길은 해파랑길 14코스와 겹친다.
남파랑길을 따라 내려가면 강사리의 다무포고래마을(다무포하얀마을)이 나타난다.
이름에서 엿 볼 수 있듯이 고래를 테마로 한 벽화, 조형물 등이 있어 여행객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
이 마을을 지나면 동쪽 땅끝마을인 석병리에 도착하게 되고 땅끝 표지가 있지만 사유지로 들어가 보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둘레길을 여행하다보면 구룡포 주상절리,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의 북쪽은 ‘영일만 북파랑길’로 송도에서 송라면 화진리까지를 잇는 39.2㎞의 구간이다.
이 구간은 송도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영일대해수욕장, 스페이스워크를 지나 칠포해수욕장, 해오름 전망대를 지나게 된다.
모두 최근들어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지역명소다.
특히 해오름전망대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포항의 대표 일출 명소다.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오도리 주상절리에 자연의 신비로운 현상에 감탄하게 되고 박정희 전대통령 재임시절 헐벗은 산등성이를 푸릇푸릇하게 만든 것을 기념하기 위한 사방기념공원이 맞이한다.
그리고 지역 명소의 하나로 손 꼽히는 이가리 닻 전망대가 맞이하는데 상공에서 보면 닻(Anchor)을 형상화해 만든 전망대임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칠포, 월포해수역장과 수용암, 용치바위 등 다채로운 자연경관에 힐링이 된다.
한편, 포항시는 전국적으로 많은 둘레길이 조성되고 성행하고 있는 가운데 포항시만이 가진 특색있는 해안둘레길과 저수지둘레길을 통해 시민들은 물론 여행객까지 함께 누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올 한해는 매월 한번씩 둘레길을 거닐며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