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부동산 시장이 미분양, 건설업체 경영난 등으로 새해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진 모습이다.

대구시 수성구 빌리브 헤리티지 아파트는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를 연장하지 못하면서 공개 매각에 들어갔다.

시행사 측이 공사를 위해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후분양인 이 아파트 시공은 신세계건설이 맡았다.

총 146가구인 이 아파트는 25가구 정도 분양되고 120여 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이에 따라 신탁회사인 교보자산신탁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미분양 가구에 대해 호별로 공개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교보자산신탁은 "당사가 진행하는 공개 매각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진행하는 공매와는 다른 일반 매매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이번 공개 매각이 대구 부동산 시장의 침체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구지역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11월 말 현재 1만328가구로 여전히 1만 가구가 넘는다.

이 중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량도 1천16가구에 이르고 있어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다.

금리가 여전히 높고 공사비 부담은 점점 커지는데 미분양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어 할인 분양을 해서라도 자금을 회수하려는 건설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최근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간 태영건설의 대구 아파트 공사장에서 임금 지급 문제로 마찰이 생기는 등 대형 건설업체의 경영난으로 인한 변수도 새롭게 불거지는 분위기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22일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대구는 분양 계획이 지극히 불투명하고 미분양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경기는 안 좋겠지만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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