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민호 대표. ⓒ동해명주
▲ 양민호 대표. ⓒ동해명주

‘바닷가에서 오두막집을 짓고 사는 어릴 적 내 친구, 푸른 파도 마시며 넓은 바다의 아침을 맞는다, 누가 뭐래도 나의 친구는 바다가 고향이란다’ 가수 최백호 씨가 1979년 발표한 노래로 포항을 대표하는 곡이다.

이후 영일만친구는 2013년 7월 포항시의 농특산물 공동브랜드의 상호로 쓰이게 됐고 오늘 소개할 포항지역 막걸리 제조사 ‘동해명주’의 인기 상품으로 포항사람 대부분이 기억하는 포항지역 대표 막걸리 이름으로도 쓰이고 있다.

▲ 동해명주 공장 전경. ⓒ동해명주
▲ 동해명주 공장 전경. ⓒ동해명주

포항시 남구 동해면 한 어귀에서 1955년 도구양조장으로 시작된 동해명주는 1대 서영수 대표가 2대 양수길 대표에게, 현재는 그의 아들인 양민호 대표가 2016년부터 3대를 이어오는 포항지역에 전통을 자랑하는 막걸리 제조사다.

동해명주는 1985년 30년 역사를 이어오던 도구양조장을 현재 양 대표의 아버지가 인수해 동해양조장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1992년 포항지역 최초의 100% 쌀막걸리를 출시하면서 이름을 크게 알렸다.

현재 우리가 맛보고 있는 영일만친구 100% 쌀막걸리 역시 이로부터 17년이 지난 2009년 출시돼 세상에 선보였고 이듬해인 2010년은 포항지역 최다 판매 달성으로 지역 1위에 등극했다.

▲ 동해명주 제품들. ⓒ동해명주
▲ 동해명주 제품들. ⓒ동해명주

 

양수길 전 대표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이후 2012년 포항지역 최초로 술품질인증을 받았고 2013년에는 식약처 안전관리 우수업체 등록되는 등 전국 양조장 대표들에게도 입소문이 나 견학을 오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의 양민호 대표는 2016년 취임했으며 아버지의 행보를 탄탄히 이어갔다. 먼저 양 대표는 동해양조장을 현재의 동해명주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세련된 이름으로 바꾸며 전국을 무대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양 대표는 취임 이듬해 경상지역 막걸리업계 최초로 HACCP 인증을 받아냈는데 체계적인 공정과 깨끗한 위생으로 안전한 막걸리를 만들겠다는 염원을 취임 막 1년이 지난 시점에 이뤄낸 것이다.

▲ 양민호 대표의 막걸리 제조 모습. ⓒ동해명주
▲ 양민호 대표의 막걸리 제조 모습. ⓒ동해명주

2019년에는 포항지역 쌀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업체로 명성을 떨쳤고(누적 400톤), 지역 언론에서도 명인으로 소개되며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었다. 2020년에는 현재의 포항 농특산물 브랜드 영일만친구에 등록되며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를 만들어냈다.

동해명주가 현재 생산하는 막걸리는 5가지 종류가 있다. 가장 먼저 ‘도구막걸리’는 ‘포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막걸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을 정도로 옛날 걸쭉한 밀막걸리를 찾는 이들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동해동동주’는 동해양조장 시절 만들어진 포항 최초 100% 쌀막걸리로, 밥알이 동동 떠 더욱 맛깔난다는 평이 높다. 이 두 막걸리는 도구양조장과 동해양조장을 거쳐 현재의 동해명주를 있게 해줘 양 대표에겐 고마운 막걸리다.

현재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영일만친구는 포항시와 포항공과대학교 그리고 동해명주가 이뤄낸 합작품이다. 부드러운 목 넘김과 감칠맛을 자랑하는 이 제품은 포항지역 막걸리계에서는 단연 베스트셀러다.

▲ 양민호 대표의 막걸리 제조 모습. ⓒ동해명주
▲ 양민호 대표의 막걸리 제조 모습. ⓒ동해명주

특히 우뭇가사리 첨가로 식이섬유를 높여 웰빙막걸리로 자리 잡은 영일만친구는 다른 지역 양조장의 생산 요구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지만 동해명주는 소비자의 혼란을 막고 포항시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직접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영일만친구는 동해명주가 포항쌀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되도록 힘을 실어준 명품 막걸리다. 이로 인해 동해명주의 포항쌀 누적 사용량은 현재 500톤을 초과할 정도가 됐으며 포항지역사랑 역시 그 누구보다도 힘껏 실천하고 있다.

양민호 대표의 막걸리를 향한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현재 동해명주가 위치한 동해면의 포항지역 대표 설화 연오랑세오녀를 모티브 해 ‘연오랑세오녀 탁주’를 출시해 히트 중에 있다.

▲ 양민호 대표의 막걸리 제조 모습. ⓒ동해명주
▲ 양민호 대표의 막걸리 제조 모습. ⓒ동해명주

무감미료로 만든 연오랑세오녀 탁주는 각각 12도와 6도의 도수를 가지며 드라이한 맛의 탁주로 젊은이들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연오랑세오녀를 혼합하면 9도의 새로운 탁주가 되는데 이는 두 사람의 재회를 뜻하는 재밌는 요소이기도 하다.

양 대표가 선보이는 또 하나의 막걸리는 ‘북극곰탁주’다. 이는 포항지역 대표 기업 포스코 용광로에서 나오는 규소로 만든 규산질비료를 쓴 유기농쌀로 빚은 막걸리로, 규산질비료 경작 시 메탄가스가 줄어 북극곰을 살리기에 이바지한다는 취지다.

즉 북금곡탁주는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맞춤형 막걸리로, 용기 역시 재활용 최우수 등급을 받은 병만을 사용한다. 동해명주는 북극곰탁주 판매수익 일부를 북극곰 살리기에 기부하는 캠페인도 실천하고 있다.

▲ 양민호 대표의 어렸을 적 모습. ⓒ동해명주
▲ 양민호 대표의 어렸을 적 모습. ⓒ동해명주

현재 동해명주가 제작하는 막걸리는 포항지역 내 마트 200개 점포 이상에서 취급하고 있으며 울릉도 안에도 80개 점포 이상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권에서도 영일만친구를 포함한 다양한 막걸리가 포항을 대신해 얼굴을 알리고 있다.

이처럼 최고의 막걸리를 만들겠다는 양 대표의 부단한 노력은 결국 포항지역의 굵직한 협동양조장을 모두 제치고 1등을 거머쥔 전국 최초의 개인양조장이 됐으며 막걸리업계 최초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추천하는 백년소공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지난 2022년에는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소상공인들의 최대 축제 ‘2022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에서 모범 소상공인에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부여받기도 했다.

동해명주의 로고는 빨간 막걸리 잔에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는 ‘동해에 떠오르는 해’와 ‘한방울의 진한 막걸리’를 의미한다. ‘맛으로 평가받는 막걸리’ 이것이 양민호 대표의 신조인 것이다.

▲ 동해 동동주. ⓒ동해명주
▲ 동해 동동주. ⓒ동해명주

막걸리업계 1등, 최초, 최다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동해명주의 양민호 대표는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며 막걸리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포항을 대표하는 영일만친구라는 브랜드는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양민호 대표(43)는 “양조장이라고 하면 구시대적인 이미지가 남아있는데 이를 탈피하기 위해 HACCP 인증을 받는 등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며 “현재는 변치 않는 감칠맛으로 포항지역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고 자부했다.

30대 중반 젊은 나이에 양조장을 맡은 그, ‘갈매기 나래위에 시를 적어 띄우는 젊은 날 뛰는 가슴 안고 수평선까지 달려 나가는 돛을 높이 올리자 거친 바다를 달려라 영일만친구야’라는 노랫말처럼 진정한 영일만친구가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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