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수용성 결여, 큰 갈등으로 번질 수 있어...포항시, 주민 수용성 증대 위해 수 년간 노력...환경기초시설 기존 인식·행정 신뢰도 개선...시설 관련 세부정보 공개로 사업 투명성 제고...주변 지역 주민 지원 확대 등 관련 조례 개정

△ 환경기초시설 설립,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갈등

전국 여러 지자체의 환경기초시설 설립을 위한 가진 노력에도 지역민들의 반발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경기초시설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하수도, 폐기물처리 및 재활용시설, 빗물 저장 및 이용시설, 수질오염방지시설, 폐차장 등을 일컫는다.

이러한 환경기초시설은 지역 주민의 생활편의, 환경보호 및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실생활에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필수적인 시설이다.

이 중 폐기물처리 및 재활용시설은 최근 ‘폐기물관리법’, ‘유기성 폐자원법’의 개정으로 발생지 처리원칙이 도입돼 다수의 지자체가 역내 자체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법의 개정으로 2025년 이후 역내 폐기물 쓰레기를 다른 시도에 위탁할 경우 처리비 이외에 ‘반입협력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자체는 환경기초시설 설립을 위해 예산을 편성하고 일렬의 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진행한다.

우선 유치지역의 공모, 타당성조사, 환경영향평가, 전문가와 주민들의 사전 협의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지자체의 순차적인 사업 진행에도 주민들의 정보 불균형, 지자제와 전문가의 신뢰 부족, 지역의 편익과 비용의 비형평성, 지역민의 비수용적 태도, 지역민들의 의견 갈등 등으로 사업 진행에 다양한 고초를 겪고 있다.

지자체와 주민의 갈등으로 주민 수용성이 낮은 환경기초시설 설립 사업은 지역민의 반발로 사업 진행이 연기, 중단되는 결과까지 초래한다.

반면 지자체와 주민의 갈등이 낮고 주민의 수용성이 높은 사업은 빠른 사업 진행과 함께 지역 주민들의 높은 만족도를 가진다.


△ 주민 수용성이 환경기초시설 설립에 미치는 영향

▲ 마포구 소각장 반대시위 모습. ⓒ포항시
▲ 마포구 소각장 반대시위 모습. ⓒ포항시

최근 이슈로 부상한 서울특별시 마포구의 1천t 급 신규 자원회수시설 설립은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받고 있다.

폐기물관리법 시행 규칙에 따라 서울시에서 수도권 매립지로 보내고 있는 생활폐기물 1천t에 대한 처리 대안을 마련이 시급했다.

따라 서울시는 역내 소각장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외부 용역기관을 통해 서울 전역의 최소부지면적 1만5천㎡를 충족하는 36개소를 후보지로 선정했다.

입지선정위원회는 이 중 배제기준을 적용해 36개 후보지를 5개소로 압축했으며, 입지, 사회, 환경, 기술, 경제 5개 분야 28개 항목에 대한 정량평가를 시행했다.

해당 평가를 통해 지난해 8월 현재 마포자원회수시설이 위치한 상암동 부지에 신규 소각장의 최적 입지 후보지 선정됐다.

하지만 소각장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선정이 끝난 입지선정의 공정성을 문제로 해당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는 소각장 설립을 위해 상암동 인근 환경 개선사업 추진, 대기오염물질 저감장치 개선, 주민 참여를 통한 문제 해결, 대체 에너지 확대 등 여러 방안을 모색 진행하고 있지만 낮은 주민 수용성으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하남유니온파크. ⓒ포항시

반대로 주민의 수용으로 성공적으로 환경기초시설 설립된 사례는 2015년 완공된 하남시의 유니온파크가 있다.

하남 유니온파크에는 소각처리시설, 재활용선별시설, 음식물자원화시설, 하수처리시설 등이 환경기초시설이 대량 설립됐다.

반면 지상에는 잔디광장, 어린이 물놀이시설, 다목적체육관, 야외체육시설 등 다양한 주민 친화시설과 랜드마크인 하남 유니온타워(105m)가 설치돼 지역민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하남시의 유니온파크도 설립 당시 주민들의 토지이용계획 변경, 자연보존문제, 교통문제, 환경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와 주민의 반대를 샀다.

하지만 하남시의 지역민들과의 대화, 지자체와 관련 전문부서의 협력, 주민의 의견 반영하는 등 무수한 노력을 기울여다.

주민의 요청 따라 유니온파크에 설치된 환경기초시설들은 대부분 지하에 설치됐으며, 지상에는 녹지공간과 청소년시설 등 주민의 편의시설이 확대 마련됐다.

이어 주민들의 환경기초시설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다수의 주민설명회, 폐수 및 폐기물 처리시설의 신규기술 설명 등을 지속해 주민의 수용성을 높였다.

따라 유니온파크는 2015년 성공적으로 완공됐으며 현재 지역주민의 휴식공간과 문화생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설립 이후 철저한 사후 관리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악취 민원 제로, 편의시설 만족도 최고를 달성하는 등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환경기초시설 설립은 지역 주민의 수용성에 따라 지연·연기·중단돼 행정력을 낭비할 수도, 성공적으로 설립돼 지역에 편의시설로 변모할 수도 있다.

△ 포항시, 주민 수용성 확대를 위한 노력

▲ 읍면동 순회 설명회. ⓒ포항시
▲ 읍면동 순회 설명회. ⓒ포항시

포항시도 신규 음식물처리시설 설치를 위해 2019년 4개소에 대한 입지 타당성 조사를 완료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최종 후보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 지원방안을 보완해 재추진하기로 한 차례 보류됐다.

기존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은 매립시설과 소각시설 주변 지역에만 편익시설 설치, 주민지원기금 지원이 가능한 문제가 있었다.

▲ 음식물처리시설 입지공모 신청지 주민들 대상 충주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 견학 모습. ⓒ포항시
▲ 음식물처리시설 입지공모 신청지 주민들 대상 충주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 견학 모습. ⓒ포항시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항시는 2019년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전부 개정하여 100t/일 이상의 음식물처리시설 주변지역 주민에게도 폐촉법에 따른 지원근거 마련했다.

함께 2022년 ‘포항시 음식물류폐기물 발생억제, 수집·운반 및 재활용에 관한 조례’를 일부 개정함에 따라 시설 입지 읍면동에 최대 편익시설 30억원, 지원기금 30억원, 특별지원금 120억원 등 총 180억원 지원근거 마련했다.

또 포항시는 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음식물처리시설 입지공모 신청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유사 처리시설 안양 박달하수처리장, 안동 맑은누리파크, 충주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 영천 유기성폐기물광역에너지화시설 견학을 총 3회(흥해읍2회, 제철동 1회) 거쳐 진행했다.

▲ 마을총회 설명 모습. ⓒ포항시
▲ 마을총회 설명 모습. ⓒ포항시

포항시는 행정 신뢰도 향상을 위해 지난해 11월과 12월 입지공모 기간 중 읍면동 순회 설명회 총 12회 개최했으며 마을총회와 주민회의 참석 및 홍보도 3회 이상 실시하는 등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설에 대한 정보공개 불투명 해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월 8일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 전체 위원 중 입지 신청지 주민대표 4명을 포함해 입지선정 과정부터 주민 의견 반영토록 했다.

주민 수용성 증대를 위해 보류됐던 포항시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설립은 지난해 입지공모를 통해 재시작됐다.

올해 1월 입지후보에 등록한 지역은 남구 장흥동과, 동해면 발산리, 북구 청하면 상대리, 흥해읍 흥안리, 죽장면 침곡리 총 5개 지역이 참여했다.

하지만 이중 주민의 반대, 분란 우려로 죽장면 침곡리가 후보지에서 제외돼 현재 4개의 지역이 후보지로 선정 입지타당성 조사를 진행,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포항시는 향후 입지타당성 조사결과와 주민설명회 개최 등 과정에서 시설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공유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 음식물처리시설 입지공모 신청지 주민들 대상 충주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 견학 모습. ⓒ포항시
▲ 음식물처리시설 입지공모 신청지 주민들 대상 충주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 견학 모습. ⓒ포항시

입지선정에 공모한 대부분 지역은 포항시 내에서도 저조한 출산율과 고령화 가속화, 인구감소 문제로 소멸 위기에 놓인 곳이 다수다.

해당 지역들은 환경기초시설 유치에 따라 지역편의시설 설립 혜택과 인구 유입, 일자리 창출, 상권 활성화 등으로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농어촌 지역의 발전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지역발전과 지역의 필수적인 환경기초시설 설립에 무조건적인 반대와 거부보다는 냉정한 판단과 상생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 요구된다.

한편 최근 음식물처리, 폐기물 처리기술의 발전으로 환경기초시설에 대한 위험성은 대폭 낮아져 심지어 도심 한가운데 설치된 사례 증가하고 있으며 하남 스타필드 옆 설립된 유니온파크처럼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설립, 지역 명소로 탈바꿈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저작권자 © 영남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