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광로제비앙 메가시티 사업...‘공공지원방식’ 암초 부딪혀...주거지원 계층에 우선공급 등...입주 조건 제한 이행 어려워

ⓒ윤주희 기자
ⓒ윤주희 기자

구미 하이테크밸리 국가산업단지에 2천740세대 매머드급 규모를 예고한 대광로제비앙 메가시티가 사업 과정에서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이라는 뜻밖의 암초에 부딪혀 사업 철회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이란 임대사업자가 10년 이상 임대할 목적으로 취득해 임대료 및 임차인의 자격 제한 등을 받는 주택으로 공공성을 우선하며 주거지원계층에게 우선 공급하게 되는 방식이다.

문제는 공공지원의 경우 무주택세대를 우선으로 80% 미만을 공급해야 하며, 20% 이상은 마찬가지 무주택자인 청년과 신혼부부, 고령자에게 공급하도록 하고 있어 입주 조건의 제한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사업시행자인 ㈜대광에이엠씨는 무주택 여부와 관계없이 일반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을 고려하고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는데 이처럼 법령상 공공지원이 강제되면서 사업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민간임대주택법 제2조 4호에 따르면 주택법에서 정의한 공공택지의 경우 공공지원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이테크밸리가 한국수자원공사에 의해 조성된 산업단지이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며 장기일반 자체가 불가능하게 됐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오픈하겠다며 지역사회에 알렸지만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고 8월까지 시기를 조절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결국 아무런 사업의 진척 없이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미 하이테크밸리 대광로제비앙 메가시티는 당초 10년 동안 이사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프리미엄 민간임대 아파트라는 점을 홍보하며 59㎡, 84㎡ 지하 4층에서 최대 26층까지 31개동 2천740세대를 선보일 계획이었다.

구미지역 최대 단지로서 단지 내에는 수영장 25m 4레인 및 유아풀장을 비롯해 골프연습장, 다목적 체육관, 휘트니스센터, GX룸을 비롯해 게스트하우스, 대형 북카페, 쿠킹클래스, 전시 등이 가능한 공유주방 등도 예정했다.

아파트 설계는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판상형 4Bay 4룸 혁신평면 설계를 더해 주거 쾌적성을 극대화했다. 하이테크밸리 내 입주하는 만큼 뛰어난 입지 조건과 생활편의시설 등도 장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처럼 공공지원이 강제되면서 사업 추진은 불투명해졌다. 관련법상 무주택자가 아니더라도 입주가 가능한 단서조항이 있긴 하지만 준공 후 3개월이 지나야 되기 때문이 시기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불리한 조건이긴 마찬가지다.

구미지역사회에서는 사업자가 공공지원방식으로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면서 분양으로라도 전환해 계속해서 사업을 추진해주길 바라는 눈치지만 좋지 않은 아파트 시장이 걸림돌로 작용되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건축비만 6천억원이 넘고 대지비 등 여러 비용을 계산하면 1조원대가 넘는 대규모 사업인데 이대로 철수해버리는 것은 너무 안타까울 것 같다”며 “어떤 방식이든 사업 자체는 추진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 A씨는 “사업자 입장에서 임대 조건이 사업성에 맞지 않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된다”며 “그렇다고 철회하기에는 투입비가 아쉽고 분양하기에는 시기가 아쉬운 상황에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최선인지 고민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손주락·백진호 기자

저작권자 © 영남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