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영향평가 심의 의문…기부채납 없는 도로...모서리 변속차로 없이 통과...기부채납용 도로 사업승인 부지에 포함 논란...건폐율, 용적률 극대화...사업자편 의에 따라 계획

ⓒ김창숙 기자
ⓒ김창숙 기자

옛 에스포항병원 자리에 49층 준초고층 주상복합이 추진되면서 교통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사업자 편의에 따라 계획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효율적인 교통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 사업은 현재 사업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본지 취재결과 건폐율과 용적률 높이기 위해 기부채납해야 할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을 건축부지에 포함시켰다는 점과 진출입을 위한 변속차로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 646-1번지에 건립될 예정인 이 주상복합은 대지면적 5천491㎡에 지하 4층~지상 49층으로 아파트 369세대, 오피스텔 123세대 총 492세대 규모로 지어진다.

문제는 주상복합이 들어서는 위치가 포항전역의 남북을 관통하는 새천년대로와 동서를 관통하는 포스코대로가 접하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옛 에스포항병원이 운영될 당시에도 해당 지역은 입지적 특성상 교통 체증 현상이 빈번히 발생했다.

병원의 경우 이용객이 출퇴근 시간대를 피하는 시간대였지만 주상복합으로 지어질 경우 입주민이 이용하면서 출퇴근 시간대가 정확히 겹치게 된다. 특히 퇴근 시간대 새천년도로는 극심한 교통 체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퇴근 시간의 경우 새천년도로는 포항시청을 포함해 포스텍, 성모병원 등 남구지역과 경주지역 근로자들이 포항 북구로 가는 가장 빠른 도로이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포항의 상습 정체 구간으로 손꼽혔다.

이러한 가운데 문제의 주상복합 사업자는 교통영향평가에서 폭이 35m에 이르는 새천년대로 중 단지와 접하고 있는 길이 65m에만 한정해 3m 폭을 늘려주는 것이 전부일 뿐 교통 체증 완화를 위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교통 체증이 예상되는 지역의 경우 차량의 진출입 속도를 규제할 수 있도록 변속차로(가감속차로)를 두어야 하는데 이처럼 새천년도로를 접하는 서측 일부만 도로로 만들어 기부채납한 것이 전부라는 점에서 한계점을 드러냈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중흥로 171번길에서 차량이 빠져 새천년도로와 합류하는 남측 부분과 포스코대로에서 진출입로로 들어가는 북측 부분 또 진출입로에서 중흥로 171번길으로 빠지는 남측 부분의 각 모서리마다 변속차로를 두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각 모서리마다 변속차로를 만들 경우 주상복합을 건립할 대지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사업자가 이를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변속차로가 자의적으로 수립했다는 점에서 교통영향평가의 심의 기준에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의 주상복합은 동측으로 진출입 도로를 만들어놓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도로를 기부채납하지 않는 조건으로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도로는 사유지가 되고 입주민 차량이 아닌 경우 일반 차량의 통과는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으로 도로는 유지·관리와 더불어 대중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관할 지자체에 기부채납하지만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으나 도로를 사유화하는 개념으로 기부채납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당초 중흥로 171번길에 있던 노상주차장 15면도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사업자 측은 사업지 인근 지역에 노상주차장 규모보다 5면 더 많은 20면 규모의 주차장을 마련하겠다고 대안을 제시했지만 제대로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교통전문가 A씨는 “어떤 형태로 교통영향평가를 받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변속차로가 부족한 점과 도로를 기부채납하지 않은 점 등 의문스러운 점이 많다”며 “사업 승인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검토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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