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6개월 동안 특수관계사끼리 사고팔아...170억원→190억원→270억원 매각

ⓒ김창숙 기자

포항 필로스호텔이 매각된 지 일주일만에 80억원 올린 270억원에 거래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거래 과정에서 여러 의문을 낳고 있다.

특히 이러한 거래 과정에서 특수관계회사들끼리 사고팔면서 거래가를 부풀린 정황마저 포착돼 논란을 더하고 있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 위치한 필로스호텔은 포항을 대표하는 3성급 호텔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맞물려 사업이 부진했고 지난해 9월 ㈜밸류홀딩스에 매각됐다. 필로스호텔은 철거된 뒤 그 자리에 주상복합이 세워질 계획이다.

문제는 특수관계사들끼리 매입·매각하는 과정에서 거래가를 부풀린 의혹이 제기되면서부터다.

필로스호텔은 2020년 3월 ㈜선운이 170억원에 사들였다가 지난해 8월 ㈜버티비전에 190억원에 매각했다. 버티비전은 일주일만인 같은 해 9월 1일 밸류홀딩스에 270억원에 매각했다. 1년 6개월만에 호텔 가격이 100억원이나 뛴 것이다.

필로스호텔은 당초 버티비전이 2008년 6월에 62억원에 매입해 운영해오다 2020년 3월 선운에 매각했지만, 비티비젼은 어찌된 영문인지 지난해 8월 다시 사들였다가 일주일만에 현재 소유주에게 되파는 등 납득할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늘어난 거래가는 주상복합 분양가(대지비)에 고스란히 녹아들고 분양희망자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으로 가중된다는 점에서 논란이다. 특히 목적성을 가지고 고의적으로 매각가격을 부풀렸다면 불법 행위로도 간주될 수 있다.

필로스호텔 거래 과정에서 중간 매개자 역할로 의심받고 있는 선운은 버티비전과 실제 특수관계사로 드러났다. 밸류홀딩스 또한 버티비전과 같은 서울시 서초구의 리버사이드 호텔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특수관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세 회사가 특수관계사에 있다면 짧은 기간 내 고의로 거래가를 뻥튀기 했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밸류홀딩스는 지난해 4월 1일 자본금 100만원으로 설립된 신생회사라는 점에서 자금 마련 과정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A씨는 “필로스호텔이 불과 일주일만에 80억원이나 높게 매각된다는 점은 어떤 측면에서 바라봐야 할지 의문”이라며 “이렇게 금액이 늘어난 상태에서 주상복합으로 건설되면 분양희망자들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지는 반론권 보장과 정확한 답변을 듣기 위해 현재 필로스호텔 소유자인 밸류홀딩스 측에 질의하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밸류홀딩스는 주상복합으로 추진하기 위한 교육환경평가를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주락·이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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