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표 먹거리 ‘명품 테마로드’ 조성사업 무색
6월 매출 건수 전월 대비 반토막, 평균 매출액은 34.1% 줄어들어
방문객 중 동네 주민 7.46% 뿐, 대부분 타지역서 찾는 손님들
이동 시간적·비용적 부담 작용, 영업시간 제한이 매출 악영향
대구의 명물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상권이 코로나 4차 대유행 직격탄을 맞았다.
‘닭똥집골목’은 대구 동구 신암동 평화시장 인근에 위치한 전국 유일의 닭똥집 명물거리로 5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시민들과 동고동락했다.
닭똥집골목은 지난 2019년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지역골목경제 융·복합 상권개발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고, 이에 동구청은 닭똥집골목을 전국에서도 꼽히는 대표적인 먹거리 골목으로 육성하고자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명품 테마로드 조성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대구 대표적 상권이다.
최근 닭똥집골목 상권의 매출이 심상치 않다.
본지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닭똥집골목 상권을 분석한 결과, 최근 매출액 하락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상반기 음식점당 월별 평균매출액을 살펴보면, 1월 1310만원에서 5월까지 1908만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6월 1257만원으로 전월 대비 34.1%의 감소율을 보였다.
매출 건수도 1월 812건에서 5월 1060건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6월에는 554건으로 전월 대비47.7% 하락했다.
전국의 음식점당 월별 평균매출액은 5월 1712만원에서 6월 1589만원으로 7.2%, 매출 건수는 847건에서 773건으로 8.7% 각각 감소했다.
닭똥집골목의 음식점 매출액이 전국 평균보다 26.9%p, 매출 건수는 39%p 더 하락한 심각한 모양새다.
닭똥집골목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손님 서씨(41세)는 “집과 회사는 달서구에 있지만 닭똥집을 좋아해서 20년째 오고 있는데, 영업시간이 제한되니 평일 회사 마치고 곧장 와도 7시가 넘는다”며 “2시간30분 먹으려고 2시간 이동하는 셈이 되니, 예전처럼 자주 찾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서씨의 이야기대로 다른 지역에서 찾는 손님이 얼마나 될까?
본지가 KT BigSight의 관광통계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닭똥집골목이 속한 동구 주민의 2021년 6월 방문객은 고작 7.46%에 그쳤다.
방문객의 거주지역은 수성구(18.78%), 북구(18.69%), 달서구(10.44%), 동구(7.46%), 경산시(5.08%), 중구(3.73%), 남구(3.7%), 달성군(3.52%), 서구(3.3%) 순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타지역 거주자 손님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영업시간 제한으로 생긴 이동에 대한 시간적, 비용적 부담이 크게 작용해 상권의 매출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시간 제한이 생긴 후, 영업종료 시간대에는 호출이 몰려 웃돈을 얹어 부르지 않고는 배차성사가 쉽지 않아 외지인에게는 타지역에서의 음주비용 자체가 상승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닭똥집골목에서 통닭집을 운영 중인 한 업주는 “영업시간이 제한되니 2차로 오는 손님들이 확 줄었다”며 “늦은 시간에 입장하는 고객이 없어 테이블 회전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출 하락과 함께 폐업하는 점포도 늘었다.
상권에 속한 치킨집의 점포 수는 작년 12월 22개에서 올해 6월 15개로 7개의 업소가 문을 닫았고, 전체 음식점 점포수도 동기간 66개에서 46개로 30.3% 줄었다.
행안부가 주관한 ‘지역골목경제 융·복합 상권개발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돼 ‘명품 테마로드 조성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시점에 매출은 떨어지고 음식점 폐업이 늘고 있어 씁쓸하다.
한편, 상권을 방문객의 성별은 남성이 55.18%로 여성보다 많았고 연령대는 20대에서 37.8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