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발전소 입주 위한 환경영향평가 61일만에 협의 완료
배출수 수질 수돗물 수준임에도 ‘폐수’로 분류...‘과잉 심의’ 지적
강동산단에만 총 2개 발전소 건설 예정 ‘국내 최대규모’
외동 문산리에 20㎿급 수소연료발전소 기공식 ‘첫 포문'
계획된 발전소 완공시 총 규모 390㎿ 발전 설비 갖춰…신재생에너지 메카로 ‘우뚝’
경주시가 오랜시간 공들여 추진해온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유치 노력이 최근 결실을 보이기 시작했다.
시는 2019년 이후 3건의 투자유치 MOU 체결로 대규모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유치에 성공했다고 알렸으나 수년째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해 시민들로부터 ‘전시성 MOU’였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강동산업단지가 발전소 유치를 위해 제출한 사업계획변경안과 환경보전방안검토서가 대구지방환경청의 협의를 얻어내는데 성공해 본격적 사업 추진의 활로가 열렸다.
강동산단의 사업변경 내용은 기존 유치업종 면적을 줄이고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유치를 위해 ‘전기, 가스, 중기 및 조절공급업’ 유치 면적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는 소음과 분진 및 폐기물 발생량이 거의 없는 업종 유치와 폐수 발생량 또한 배출허용기준을 크게 하회하는 농축수를 소량 배출해 안강공공하수처리시설에 연계처리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구환경청은 지난 3월 29일 강동산단이 제출한 환경보전방안검토서를 접수하고 한 차례의 보완요청을 한 후 ‘조건부 동의’의 내용으로 5월 28일, 61일만에야 협의 완료했다.
이와 관련해 관련 업계에서는 대구환경청의 ‘과도한 심의’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구환경청 관계자의 “관계법령에 준해 공휴일과 보완검토 기간을 제외하면 28일 걸렸다”는 해명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보완요청 내용은 대부분이 불필요한 것이었고, 수소발전소 배출폐수를 일반적인 오염수로 봤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구환경청은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업종 코드와 관련해 “표준산업분류 상 세분류를 통계청 유권해석 등을 통해 검토·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또, 폐수(RO농축수)를 연계처리할 안강하수처리장의 의견을 요청했으며, 포항시의 상수원보호구역(형산강)이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로 포항시의 의견을 제시토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연료발전소의 배출수는 공정에 투입된 후 배출된 물이기 때문에 ‘폐수’로 분류되는 것이지 수질로 봤을 때는 수돗물로 써도 되는 정도의 깨끗한 물이다”고 말했다.
강동산단에 따르면 RO농축수 발생량은 하루 38.64㎥로, 안강하수처리장 여유용량 대비 0.7%에 불과하고, 수질도 기존 폐수의 0.2~23.5% 수준으로 오히려 유입수를 희석하는 효과를 전망했다.
이에 경주시 맑은물사업본부는 “배출수의 수질이 수돗물 수질기준에 만족하는 수질로 하수처리시설 유입은 오염부하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포항시 또한 “연료전지 발전시설은 제조업에 해당하는 공장시설이 아니므로 ‘수도법’에 따른 행위제한대상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결국 대구지방환경청은 수소연료전지발전소의 특성상 고려할 필요가 없는 배출 폐수의 처리문제에 대해 일반 공장시설의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해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환경청 관계자는 “산업단지 내 발전소가 설치되는 경우는 관련된 법령과 기준이 다른 경우보다 더 많다”며, “법령에 정한 기한 내에 통보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담당자가 사업시행자 측과 적극 소통했다”고 말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발전은 정부의 적극 장려방침에도 관련 법이나 규정 미비로 타 기관과 협의가 지체되는 경우가 많다”며, “강동산단의 사업계획변경 절차가 완료되면 사업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동산단의 유치업종 변경 절차가 완료되면 각각 1조4000억원, 71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규모의 수소연료전지발전소 2곳이 세워질 전망이다.
들어서게 될 발전소는 200㎿규모 1개소와 110㎿규모 1개소로, 연간 164만7000㎿/h, 80만8499㎿/h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4인 가구 기준 73만여 세대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오는 24일에는 외동 문산리 일대에 들어설 20㎿급의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기공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후 안강 노당리의 40㎿, 위덕대 부지의 20㎿ 등, 계획된 발전소가 모두 들어서면 경주시는 총 390㎿의 수소연료전지발전 설비를 갖추게 돼 명실상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메카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