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상인회와 조화 이룬 안동, 구미, 문경은 생존율 78%
상권이동 무시한 경주시 생존율은 55%
“청년창업 통해 지역 회생은 청년사기 꺾는 발상” 절대 경계해야
전통시장의 활성화와 청년 상공인 육성을 위해 조성 중인 경북도내 청년몰 사업이 지역별로 극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슬럼화가 진행 중인 지역에 위치한 청년몰의 경우 지자체의 특단적인 대책 없이는 살아나갈 수 없어 지역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경북도는 중기부와 지자체, 소상공인진흥공단의 협조로 도내 4개 지역에 60억원(국비 30, 도비 7.2억, 시비 1.68억, 기타 6억)을 들여 지난 2017년부터 70여개의 점포를 가진 청년몰을 조성했고 지난해부터는 김천평화시장에 청년몰을 추가로 조성을 하고 있다.
지역별로 2017년 5월 경주 북부상가시장(욜로몰)에 20개 점포, 그해 11월 구미 선산봉화시장(황제 청년몰)에 18개 점포, 2018년 10월 안동 둥앙신시장(오고가게 청년몰)에 20개 점포와 문경 중앙시장(오미자네 청년몰)에 10개 점포가 개설됐다.
지난해 10월 기준 업종유형은 음식점 35개소, 공방 8개소, 옷가게 3개소, 기타 15개소로 60여개 점포가 운영됐다.
올해 4월 기준 경주는 20개점에서 9개(45%)점이, 안동은 5개점(25%), 구미는 20개점에서 4개점(20%), 문경은 10개 중에서 2개점(20%)이 폐업해 총 20개점 28.57%의 폐업률로 전국 수준 35%에는 하회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도 있었지만 입점점포의 폐업률에는 청년몰이 조성된 지역적 특성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과 구미, 문경의 경우는 제법 활성화된 지역 전통시장을 끼고 있고 전통시장 상인회와 원활한 유대관계를 가지며 그나마 청년상인 육성이라는 목적에 부합하고 있지만 경주의 경우는 상황이 달랐다.
지난 2017년 5월 경주시의 북부상가시장에 조성된 욜로몰은 인근 경주 동국대학교 원룸 상권을 노리고 조성됐지만 이후 상권의 이동으로 조성당시 상황과 극심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주 동국대학교 원룸촌이 학교에 근접한 석현로 인근으로 이동하면서 상권이 급격히 붕괴됐고 북부상가시장 상권은 외국인근로자들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상권붕괴를 가속화시켰다.
이 때문에 경주시의 북부상가시장에 조성된 욜로몰은 조성당시 20개 점포 가운데 절반 가까운 무려 9개 점포가 폐점하는 등으로 도내 가장 높은 45%의 폐점률을 기록하며 사실상 실패한 청년몰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경주시에서는 이 지역을 살리기 위해 ‘성건동 글로벌 음식 및 문화 특화거리 조성’을 계획하며 도시재생대학 수강생을 모집하는 등 타개책 마련에 나섰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성건동 글로벌 음식 및 문화 특화거리 조성’은 사실상 이 지역에 급격히 유입된 외국인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켓팅이라는 지적으로 청년상인들이 이 문화에 얼마나 적응하며 생존할 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때문이다.
또 경주시는 대학생들이 빠져나가고 쇠퇴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성건동 일대 23만㎡ 터에 사업비 400억원 규모로 활력 플랫폼·행복주택을 건설하는 거점 개발사업에 나설 계획이지만 사업의 완성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요구돼 청년상인들이 이때까지 버틸 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소상공인 업계 관계자는 “청년몰 조성의 핵심은 지역주민들의 색다른 커뮤니티 거점 조성을 통한 지역 재생 역량 강화에 있다”며 “사업기획 단계부터 미래 가치를 평가하는 상권분석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상업적으로 쇠퇴하는 지역은 도시재생 이후 청년창업이 필요한 것이지 청년창업을 통해 지역을 재생시킨다는 발상은 지극히 위험하고 청년들의 사기를 꺾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