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진금강소나무 대왕송

◇한국인의 삶의 향기-울진 금강소나무
소나무는 우리 민족이 신목(神木)이다. 민화 ‘십장생도’에는 소나무의 중요한 자리에 위치해 있으며, 장수와 영원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소나무는 또한 절개와 지조의 상징이기도 하다.

국보 제180호인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도 잘 표현하고 있지만, ‘논어’에서는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라고 명시하고 있다. “추운 겨울이 닥쳐 온 뒤에야 비로소 송백이 늦게 시드는 것을 안다”는 말이다.

좋은 시절에는 그 존재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참된 사람의 진가가 나타난다는 것을 소나무에 비유한 말로써 충효(忠孝)의 고장 경상북도이다.

예로부터 “조선의 인물 반이 영남에서 난다”는 말도 있지만,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 동안 가장 많은 독립투사를 배출한 곳으로, 소나무가 상징하는 지사(志士)정신을 가장 잘 보여준 곳이 바로 경상북도라는 뜻이다.

이러한 소나무의 정신을 이어받으면서도 현실적으로 소나무가 잘 보존돼 있는 곳이 바로 울진, 영덕, 봉화 등이다. 조선 초기에 궁궐 등을 짓는 데 필요한 큰 나무를 공급한 곳은 충청도나 전라도 해안지방이 많았다.

하지만 조선 후기에 접어들수록 강원도와 경북 내륙 지방 및 해안지방의 소나무가 점점 중시됐고, 18세기 이후에는 대경목의 주요 공급처가 바로 경북 울진, 강원도 삼척 등지였다.

다른 지방은 소나무 삼림이 급속도로 황폐해져갔지만 울진 등지의 소나무 숲은 상대적으로 잘 보존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에 오늘날 울진의 금강소나무는 한국을 대표하는 강송으로 그 명성을 전국적으로 드높이고 있다.

과거에 소나무는 상징적인 의미와 함께 실용적인 면에서도 매우 중요했다. 집이나 궁궐을 짓는 건축재. 배를 건조하는 조선재와 가구재 등으로 활용했고, 사람들이 죽으면 들어가는 관도 대부분 소나무를 사용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보릿고개 시절 소나무껍질을 벗겨 송기떡을 해먹으며 굶주림에서 벗어나기도 했고, 관솔불을 조명으로 사용했고, 도자기나 소금을 굽고 추위를 막아주는 땔감으로 소나무를 시용했다.

그때 울진군 북면 덕구리 응봉산과 금강송면 소광리 일대에 일제시대 주민들이 굶주림에 벗어나기 위해 소나무 껍질을 벗겨 상납하거나 곡물을 받기도 했고, 지금도 그시절 소나무 껍질을 벗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이제는 울진군도 실태를 파악해 말끔히 해소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최근 들어 잘 보존된 소나무 숲은 실용적 자원보다는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서 그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으며, 잘 가꾼 아름드리 소나무 숲은 사람들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많은 국민들이 소나무 숲에서 경치를 만끽하며 보고, 산책을 하며 삼림욕을 즐기고 있다. 전국의 많은 소나무 숲 중에서도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와 북면 두천리 금강소나무 숲이 단연 으뜸이다.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은 우리나라 소나무의 대명사가 되고 있고, 시인 안도현은 이러한 금강소나무를 두고 ‘만백성의 삶의 향기’라고 적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산림청, 경상북도, 울진군은 소나무 숲 힐링(healing)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이는 울진 군민의 자긍심은 물론 행복지수도 끌어올리는 바탕이 될 것이고, 부수적으로 이 숲에서 생산되는 송이버섯은 전국적으로 소문나 있다.

울진금강송은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이란 말처럼 장수를 대표하는 식물이다. 특히 소나무가 어떤 것입니까? ‘솔’에서 ‘ㄹ’ 탈락이 일어나 소나무하고 부르지만, 민간에서는 잎이 작아 소나무라고 부르기도 했다.

또한 어원은 다르지만 소나무의 결합어로 사용된 ‘소’는 예로부터 농경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되는 동물이었다. 살아서는 노동력을, 죽어서는 고기와 가죽과 털 및 뼈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고 적고 있으며, 이 숲길을 트레킹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숲길계곡의 아름다움과 함께 금강소나무의 자태에 반해버린 곳이다.

울진금강소나무는 울진지역 자연환경적과 문화적인 가치를 넘어 늘 푸름과, 기상과, 고결함으로 울진 미래의 새로운 주제로 변방의 경계를 넘어 세계와 인류의 중심에서 인간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

◇소나무에 대한 민족문화의 총화
소나무는 궁궐이나 여염집을 짓는 중요한 건축 자재였고, 땔감으로 구황식품으로 긴요하게 쓰이고 있다. 계층과 장소를 불문하고 광범위하게 활용된 것이 소나무였고, 판옥선과 같은 조선(造船)에도 가장 중요한 소재였다.

요즘말로 하면 소나무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원자재였던 것이다. 소나무의 식재와 관리와 활용은 국가의 중요한 정책 과제였다. 한 식물이 이토록 민족 전체의 생활과 의식을 지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소나무는 첫째 물질적 유용성, 둘째 정신적 상징성에서 가장 한국적인 나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소나무를 물질적으로 활용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현대에 와서는 이러한 물질적, 상징적 요소에다 또 하나의 소나무 유용성이 활용되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힐링(healing)의 목적으로 소나무 숲이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이나 안면도 자연휴양림처럼 전국 각처에 있는 소나무 숲은 공해에 찌들고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그 숲에서 현대인들의 정신과 육체를 치유하고 있다.

소나무가 이렇듯 우리 조상으로부터 현대인들에게까지 미치는 절대적인 영향력 때문에 소나무는 예술적 영감의 원천적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수많은 전설과 민담의 배경으로 소나무가 자리하며, 전국 각체에 있는 천연기념물과 노거수에서 소나무가 다수(多數)를 차지한다.

애국가에도 남산의 소나무가 등장하며, 유행가에서조차 소나무는 자주 등장한다. 무궁화가 우리나라의 국화(國花)라면 소나무는 우리나라의 국목(國木)인 것으로 울진금강소나무의 영구적 보전방안과 울진금강송을 어떻게 관리해야 울진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견이 절실한 시점이다.

◇울진 금강소나무
금강소나무 가운데서도 특히 울진의 금강소나무를 일컫는 말이다. 심재화에 의해 붉은 색상의 재질을 나타냈으며, 유령급에서는 밟은 붉은 색이지만 연륜 수가 증가하면서 옅은 붉은색으로 변하고 노령수가 될수록 황색에 가까운 경향을 나타낸다.

좁은 연륜 폭과 높은 심재율 덕분에 외부 균의 침입에 대한 항균력이 뛰어나 수분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큰데, 수분 흡수성이 낮은 심재율이 높기 때문이다. 금강소나무의 이러한 특성은 유전적인 영향이라기보다는 바다와 인접하고, 척박한 생장 환경에 의해 생장이 매우 느릴 수 밖에 없다는 지리적.생태적 요인에 따른 결과다.

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울진 금강소나무의 특징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다음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륜 수가 최소 150년이어야 한다 ▲평균 연륜 폭은 2mm 이상이어야 한다 ▲심재율은 80% 이상이어야 한다 ▲수직 수지구가 1㎟당 평균 0.3개 이상이야 한다 ▲울진지역 내에서 자란 소나무에 한정한다 ▲색상 변화는 경시적이기 때문에 제외한다.(‘울진 금강송 우수성 연구 용역’.2013년,울진군)

특히 울진 금강소나무는 질이 좋아서 예전에는 임금의 관을 만드는데 쓰였다. 또한 약재로도 사용되는데, 항암·해소·천식 치료의 약리작용이 있다 하여 솔잎차 등 민간요법에 활용됐으며, 잡귀를 물리치고 액을 막는 행운목으로 집에 걸어놓거나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했다.

울진 금강소나무의 울진 분포 현항은 2만2474ha로 중점 분포 지역은 금강송면 소광리, 불영사 계곡, 천축산 일대와 북면 구수곡과 응봉산 일대다. 금강송면 소광리의 금강소나무 숲(1610ha)은 2010년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불영사 계곡의 숲(4648ha)은 1983년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됐고, 2001년에는 산림유전자보호림으로 지정돼 관리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울진군은 2005년 6월에 울진 금강송을 특허청에 상표(제0621322호)로 등록했다. 이로써 그동안 얼굴없는 상품이었던 울진 금강송은 지적 재산으로 거듭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층 더 힘을 보태게 됐다.

특히 2005년 11원에는 경상북도와 산림청, 문화재청이 ‘금강송 보호림 업무협약식’을 갖고 울진 금강송 종자와 책자 및 관련서류 등 울진 금강송에 관한 모든 자료를 타임캡슐에 담아 보존하는 행사를 열고, 150년 뒤 개봉될 이 타임캡슐은 금강소나무 군락지에 묻었다.

◇울진금강송세계유산등록추진위원회 출범
“영원하라! 금강송, 울진금강송을 세계유산으로 등록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자손만대에 물려줄 자산으로 키워나가며, 지역의 생태환경 보전을 미래가치로 삼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며, 지역의 희망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2009년 5월에 출범했으며, ‘울진 금강송의 우수성과 함께 지역을 알리고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세계유산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추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군민 1000여 명이 출범시켜 활동하고 있다.

울진 금강송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캠페인 전개, 학술 강연회, 세미나 개최, 자료집 발간 등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울진 지역의 자연경관의 주최이며 생태 관광이라는 미래의 경제적 가치를 비롯해 환경적·문화적 가치를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의 세월 동안 간직한 울진 금강송, 울진 금강송의 미래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은 당대의 역사는 물론이거니와 미래의 역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의무이며 사명이다.

울진 금강송의 주제는 인간과 자연이라는 담론으로 지역의 갈등과 대립을 소통하고 화합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삶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 분명하다.(2009년 3월 채택한 선언문에서)

울진금강송세계유산등록추진위원회 임영수 회장은 “오랜 세월 울진의 역사와 함께 해온 울진금강송의 우수성과 문화적 가치를 넘어 세계적인 명목으로 손색없는 울진금강송을 보노라면 그 웅장한 모습과 경이로움에 저절로 감탄과 예술의 흥이 나기에 충분한 자원”이라며 “1천여 명의 회원들의 정열과 땀방울이 울진금강송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향상시키고 많은 국민들에게 금강소나무의 우수성을 홍보하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세계적 유산인 울진금강송을 지역을 대표하는 진귀한 보배로 세계적 자연유산으로 등록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많은 지혜와 역량을 모아주시길 당부하며, 울진금강송을 잘 보전해 후손들에게 값진 유산으로 물려줄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영남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