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어민들 홀대…소통부재 꼬집어
수도권 금융진출 놀라운 성과 올려
어촌복지사업증대로 어민들의 생산의욕 증대
수협 혁신활동으로 직원 의식전환
포항수협 임학진 조합장은 평생을 어민으로 살아온 바다 사람이다.
70대 고령 답지 않은 동안의 얼굴에는 순박한 모습이 엿보였지만, 어민의 이익과 직결되는 일에 대해서는 당차면서 강한 추진력을 갖고 있다. 외유내강형 지도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포스코와 어민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포스코 건설 과정에서 많은 어민들이 희생했으며, 이후에도 계속되는 포스코 확장 과정에서 어민들을 홀대하고 있다며 포스코의 소통부재를 질타했다.
울릉도가 고향인 임 조합장은 결혼직후 오징어채낚기어업을 시작으로 수산업에 뛰어들었는데 러시아 어업개척에도 참여해 많은 업적을 남겼다.(편집자 주)
Q.포항수협의 조합장이 되기까지 어떤 일은 했나.
A.울릉도가 고향이다. 결혼하기 직전까지는 서울에 거주하다 서울에서 결혼하자마자 일찍이 어업에 뜻을 품고 1983년 ‘정부계획조선사업’에 오징어채낚기어업으로 참여했다.
1999년 포항수협의 조합원 가입을 거쳐, 지난 35여 년 간 수산업에 몰두하면서 2003년부터 8년간 수협 비상임이사를 역임하고 2012년 6월부터 제19~21대 조합장으로 취임해 1천300여 명의 포항수협의 대표로서 일하고 있다.
▲수산물 위판실적과 판매시설 확충으로 어민소득증대 기여
Q.어업인 소득증대가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라고 들었다.
A.포항시의 동빈내항 복원사업에 발맞춰 열악한 죽도위판장에 대한 수산물 경매시설 및 주차시설, 화장실과 구내식당 위생시설, 폐수처리시설의 현대화를 실현했다.
위판에서부터 유통까지 시스템화함으로 어업인의 편익증진은 물론 유통구조의 선진화를 통해 어업인의 소득창출을 이끌어냈다.
포항수협의 위판고는 2012년 527억원에서 2017년 658억원으로 비약적으로 높아져 창립이래 최대 위판고를 달성한 바 있으며 매년 높아지는 위판고는 포항지역의 어가소득과 직결돼 어업인과 어촌의 삶이 개선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군납사업 활성화를 위해 작업이 중단된 월포가공공장도 현대화 하고 HACCP인증을 통해 안전하고 깨끗한 수산물의 군납을 도모해 안정적인 공급을 통한 조합 수익창출해도 기여하고 있다.
Q.수산물유통회센터와 수산물처리저장시설은 대표적인 업적으로 알고 있다.
A.기존 어업인들로 부터 활어를 매입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구조에서, 유통 구조를 대폭 축소해 싱싱한 활어를 소비자들에게 싼값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수산물유통회센터 건립을 계획 및 구상했다.
74여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과감히 투자해 연면적 4천㎡의 4층 규모 건물을 신축해 1층은 자연산 활어회를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자연산활어회판매장을, 2~3층은 소비자들이 편히 앉아 자연산 회를 맛보는 회 식당으로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4층에는 경북 최초 회전식 커피숍을 개설해 포스코의 야간조명과 해안전경을 눈으로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어가의 직접적인 상승을 유도하고 외부관광객에게는 싱싱한 포항수산물을 홍보할 수 있는 효과도 거뒀다.
점차 늘어나는 냉동 수산물의 저장과 얼음생산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은 시설이 필요했다. 송도배후부지에 냉동시설 40톤과 냉장시설 2천500톤 얼음생산 215각/일을 저장 및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건립됐다.
현대식 수산물처리저장시설은 1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어획한 수산물의 신선도 향상과 유지가 용이하도록 했다. 위판되는 수산물의 대부분은 자체 보관이 가능해 물류비 등을 획기적으로 절약함과 동시에 출하시기 또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추가적으로 어업인의 편익을 고려한 물양장 확보를 위해 해양수산부를 수년간 설득, 송도어선부두연장 사업을 확정해 물양장 부지 8천㎡에 현재 설계를 마치고 지난해 12월 착공했으며, 죽도위판장을 이용하는 어선의 하역작업의 개선을 위해 900㎡의 물양장 연장공사 또한 같이 착공했다.
▲수도권 금융진출 놀라운 성과
Q.금융 사업에도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다고 하는데.
A.기존 포항수협은 지역에 국한된 상호금융 영업활동을 해왔으나 이에 한계를 느끼고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통해 2016년 9월 수도권인 경기도 성남시에 분당수내역지점을 신설한 바 있다.
2년 만의 결과인 2018년 11월 기준으로 수신 1천334억원 여신 1천231억원이라는 우수한 실적을 거양했고 19여 억원의 흑자가 발생했다. 상호금융 사업 전 부분에 있어 그간 한정된 틀을 깨는 혁신 경영이라는 점에서 좋은 결과라 생각한다.
이에 2012년 4천309억원이었던 조합의 여·수신 규모가 불과 4년만인 2017년에 여·수신 총액 1조원을 달성함으로 200% 성장이라는 쾌거를 이룩했으며 향후에도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도약하는 수협을 이루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수도권에 2~3군데의 지점을 더 설치할 계획도 있다. 외적 성장에 치우치지 않고 고객만족을 실현하기 위해 교육을 통한 직원의 업무스킬향상과 대곤객친절도 증대 등의 역량강화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촌복지사업증대로 어민들의 생산의욕 올려
Q.어촌지도사업 예산 증대와 어촌복지를 위해 힘쓴 일도 회자되고 있다.
A.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위축현상이 수산계 및 어촌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가운데 어업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촌계를 위해 지도사업 예산을 2012년 8억3천700만원에서 2019년에는 14억4천300만원으로 대폭 증액 편성시켰다.
이로 어촌계 및 생산자단체에 대한 지원을 늘여 생산의욕을 증가시키고 수산사업참여를 유도함으로 수산업 발전을 꾀하고 있다.
먼저 어촌계지원사업으로는 매년 지역내 15~20개 어촌계에 어선세척기, CCTV, 선박인양기, 작업장 보수 등 각종 조합원 편의시설 증진과 낡은 시설의 보수를 통해 어촌복지와 생산성 향상을 실현했다.
이를 위해 안해 평균 약 7천만원을 지원했으며 자율관리공동체 지원사업과 생산자단체(협회) 지원사업을 통해 생산자협회의 사업규모를 보다 확대했다.
포항시와 합동으로 진행중인 해적생물구제사업을 통해 마을어장 내 해적생물인 보라성게, 불가사리 구제사업에 취임초기인 2012년도 2천만원이었던 시 보조금을 2018년에는 1억2천600만원 규모로 늘여 집행했다.
고부가가치 수산물인 전복, 해삼 등의 출하에 크게 기여했고, 마을어장갯바위닦기 및 해안청소사업에는 지역 29개 어촌계에 약 2억7천만원이 지원돼 지역의 특산물인 자연산 미역의 생산성을 증대시켰다.
이 외에도 조합 내 출자증대, 비업무용 자산매각, 장기연체 채권의 상각 등을 통해 조합의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개선시킴으로 조합의 사업유지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곧 경영성과로 이어져 2013년도 말 8억9천900만원의 잉여를 기록했던 성과가 2017년에는 더욱 증대돼 38억4천100만원의 수익을 실현, 소속 조합원에게 10%라는 배당을 실시할 정도로 증대됐다.
▲수협 혁신활동으로 직원 의식전환
Q.직원의 사고방식 전환과 업무효율을 극대화한 수협의 혁신활동은 무엇인가.
A.포스코에서 시행한 ‘QSS혁신활동’을 금융기관 최초로 현장에 도입해 수협에 맞도록 ‘FISH 활동’으로 명명하고 낡고 불합리한 주변 환경을 정리하고 직원의 의식전환을 목표로 적극 추진한 활동이다.
FISH 활동은 매주 직원회를 통해 근무하고 있는 현장의 낭비요소와 개선요소를 발굴하고 시정해 나가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다. 이 같은 업무개선활동을 통해 2013년 시행 첫해 약 63톤에 달하는 문서를 폐기했다.
지역 2개 점포는 약 120평 정도의 재활용 공간이 창출되는 등 사무환경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나갔으며 전 직원이 중간성과 공유행사를 통해 혁신성과를 발표하고 점검하는 등 수협이 편안하고 따뜻한 금융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고 있다.
▲포스코 어민 홀대, 소통 활성화 촉구
Q.마지막으로 어민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
A.포항의 대표 기업인 포스코가 사실상 영일만 앞바다를 모두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에 이슈가 됐던 부생가스발전소 문제도 어민회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사실 의구심이 든다.
2012년 조합장 당선되기 직전에도 바다 한 가운데 배가 한 척 떠 있어서 어떤 용도인지 알아보러 간 적이 있다. 가보니 어민회와 한 마디 협의 없이 준설 공사를 하고 있는 선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시 관계기관에 항의하니 공고를 몇 번 했다는 이유가 전부였다. 공정률 84% 정도가 됐는데 바로 공사를 중단시켰다. 그러자 포스코가 그제서야 어민들을 설득해 용역을 실시했고 그 결과 35여억원 정도로 협상이 됐다.
만일 우리가 그 배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았으면 받지 못할 보상이었다. 부생가스발전소 역시 2만톤 가량의 온배수가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될 경우 바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 같은 사업을 하면 포스코가 어민들에게 담당자를 보내 미팅을 해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보다 더한 사업이라도 소통을 해야 하는데 소통이 되지 않으니 진실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역과 어민이 잘 소통해 깨끗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가꿔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