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동 중심 이동온천목욕탕, 리모델링 후 분양실패…코람코자산신탁, 37개 물건 공매로 내놔
포항시의 대표적인 상권으로 구분되던 포항 남구 대이동 상권의 중심건물에서 최근 경매물건이 쏟아져 나오며 대이동 부동산 경기의 심상찮은 추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상권은 포항시청 이전 이후 부동산과 관련 인프라가 활발한 발전을 거듭해 왔던 만큼 최근 부동산 시장의 추락세는 대이동 상권의 성장 한계성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대이동 상권의 중심 건물로 자리매김했던 남구 대잠동 469-11번지 메이킨스퀘어(구 이동스포렉스)에서 경매물건이 쏟아졌다.
코람코자산신탁과 LS건설 등이 소유한 메이킨스퀘어는 1층 대부분과 2~4층, 7층 일부분 등 37개 물건이 1일 경매입찰을 기다리고 있다.
1층 110호는 코람코자산신탁에서 LS건설로 소유권이 넘어가 신한은행 측에서 임의 경매를 신청했으며 나머지 물건들은 코람코자산신탁의 공매물건이다.
과거 이동온천목욕탕으로 유명했던 메이퀸스퀘어 빌딩은 대이동 상권의 중심 건물로 자리매김했지만 지난 2018년 코람코자산신탁에서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분양에 나선 결과 이처럼 공매물건을 대거 쏟아내며 분양에 실패했음을 나타냈다.
코람코자산신탁의 분양실패는 비슷한 시기에 길 건너 과거 이동온천목욕탕의 주차장으로 사용됐던 부지에 비전그랜드 빌딩이 들어서면 분양경쟁에 밀린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분양시기에 임박해 발생했던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지진과 2018년 2월11일 규모 4.6 지진으로 포항지역 부동산 경기의 추락 또한 한 몫을 했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그동안 5층 헬스장과 6층 목욕탕을 중심으로 분양에 주력했지만 3~4개 정도의 상가만 분양 또는 임대를 했을 뿐 결국 공매물건을 쏟아내며 손을 들었다.
대이동 공인중개사 업계는 “비전그랜드는 한시적 월세 할인 등의 공격적인 전략으로 임대사업자 모집에 성과를 거뒀지만 메이퀸스퀘어는 코람코자산신탁의 성격상 공격적인 분양전략을 구사하지 못해 분양과 임대시장에서 비전그랜드에 밀렸다”고 분석했다.
또 “한때 도로변 점포들은 월세가 400만원을 넘나들 정도로 호황을 누렸지만 포항지진 이후 포항에서 장사하려는 사람이 씨가 말랐을 정도로 부동산 경기가 바닥이었다”고 시기를 잘못 선택한 탓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공인중개사 A씨는 “코람코자산신탁에서는 추락세에 있는 대이동 상권에서 경기 부활을 기대하며 안고 있어봐야 언제 분양될지 모르는 상황에 공매를 통해 처분하는 것이 손실 폭을 줄이는 최선책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며 한꺼번에 쏟아진 공매물량을 진단했다.
이어 “평균 2억5천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1일 1차 공매에서는 투자자들이 선뜻 달려들지 않을 것으로 한번 유찰되고 30% 정도 가격이 떨어지면 매수자들이 나오지 않겠냐”고 분석했다.
한편 메이퀸스퀘어가 대거 공매물건을 쏟아낸 대이동 상권은 최근 임대로 나온 점포 또한 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때 도로변 상가들의 월세가 250~500만원 수준까지 형성돼 있어 부동산 임대시장이 호황을 나타냈지만 2017년 11월 지진발생 이후 점차 쇠퇴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먼저 도로변 상가들의 잦은 자리바꿈이 생겨났고 일부 빈 점포들은 1년째 주인을 못 찾고 있는 현상이 다발하고 있다.
대이동 부동산 업계는 “포항시청 이전으로 한동안 상권이 활발하기도 했었지만 아파트 등 주거단지들이 들어선 지 20년이 넘어서면서 주민들의 거주연령에 따라 소비패턴이 많이 바뀌었다”며 업종의 한계성을 토로했다.
이어 “결정적으로는 지역 철강공단의 경기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상권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힌 것 같다”며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에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