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군수 “영덕은 흙속에 숨겨진 진주와 같은 역사가 있다”
교통오지에서 교통중심지로 개벽한 영덕
국내 최대 관광중심을 꿈구다.

이희진 군수는 “영덕은 흙속에 숨겨진 진주와 같은 역사를 갖고 있다”는 한 교수의 말을 소개하며 이 말뜻이 영덕을 영덕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했다고 했다.

이 군수는 4년간의 초임군수를 역임하는 동안 이처럼 영덕이 가야할 미래를 고민했다. 재선 기간 동안 이를 실행해 영덕의 100년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위해 야심찬 행보를 시작했다.

그는 “부산, 울산, 포항이 500만 인구가 되는데 영덕군과의 전철화가 2023년 되면 어디서든 1시간 내 영덕까지 올 수 있다”고 기대하며 영덕 관광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 군수가 희망하는 영덕의 관광산업과 신재생에너지 융복합단지 건설 등 영덕다운 영덕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들어본다(편집자 주)

원칙을 지키는 일이 가장 힘들었으며
주민과 소통하고 호응 받을 때가 가장 좋았다

Q.영덕을 영덕답게 만든다고 하는데 어떤 의미인가?
A.역대 군수들이 이어온 방향에서 행정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영덕이란 곳에 행정을 하면서 영덕이 가지고 있는 현상을 많이 보려고 한다. 4년을 하다 보니 ‘영덕이란 곳이 이런 곳이구나’하고 깨달은 부분이 많다.

영덕을 영덕답게라는 말의 의미는 이렇다. 지난해 국무총리, 행안부장관을 군수 대표 자격으로 만나면서 이런 얘기를 했다. 사회가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가고 있는데 농어촌 지역이 홀대 받는 느낌이 크다.

군수 회의 때도 부처님오신날 어느 스님을 만나니깐 목탁을 두드리고 있어도 사람이 안 온다는 말을 하더라. 그만큼 사람이 적은 것은 맞다. 그러나 농어촌이 많은 군 지역이 도시 지역과의 차이는 있어도 차별은 있어서는 안 된다.

중앙정부는 재정자립도 조사하고 중앙에서 인구소멸 위험지역 발표한다. 영덕군도 위험지역이다. 농어촌의 가치는 그런 곳에 있지 않다. 우리는 바다, 산이 많아 농어촌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반대로 농림부는 쌀 생산량, 환경부는 미세먼지 등급을 발표하면 영덕군은 상위권에 들 것이다. 재정자립도나 인구만 조사하기 때문에 군단위의 농어촌지역은 안 그래도 힘든데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다.

스웨덴의 말뫼처럼 영덕은 바람이 좋다. 신재생에너지를 하면 영덕의 세수가 들어오지 않겠느냐. 국가 신재생에너지를 할 수밖에 없으니 100기를 설치하면 1000억이 들어오는데 생산량의 5%를 지방세수를 주면 50억이 들어온다.

이렇게 한다면 농어촌 지역의 가치는 올라간다. 도시의 규모, 인구로만의 가치를 따지면 안 되는 것이다. 지역의 특성에 맞도록 정책을 펼쳐야 한다. 농어촌을 바라보는 인식 역시 개선돼야 한다.

서울에 가서 사람들과 대화했다. 영덕하면 대게만 아는 사람들인데 영덕 강구 상가의 땅값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어봤다. 어떤 이는 평당 150만원, 200만원 하느냐 하더라. 위에서 생각하는 농어촌은 그냥 깡촌인 줄만 알고 있는 것이다.

땅값이 2~3천만원씩 한다고 하면 놀란다. 또 대게철 상가에서 매출이 얼마인 줄 아느냐 물어보면 월 200만원 정도 버는 줄 알지만 220개 상가 중 100개소가 한 달에 1억원의 매출을 올린다고 얘기하면 또 놀란다.

수도권처럼 우리도 잘 사는 곳이 많다. 강구에 길 막힐 때는 서울 중심부 저리가라 할 정도로 엄청 막힌다. 중앙정부가 농어촌을 인정하는 시스템, 괴리감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중앙정부에서 농어촌 지역, 영덕군을 바르게 알도록 해야만이 걸맞은 정책이 나올 수 있다. 영덕군을 대도시처럼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니다. 영덕을 영덕답게 하는 것이 군정의 목표다.

Q.영덕답게 만드는 구체적인 정책이 있다면 몇 가지만 소개해 달라.
A.유명한 역사 교수와 이야기한 적이 있다. 마찬가지 영덕 대게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영덕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흙 속에 숨겨진 진주와 같은 역사를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영덕 역사 중 자유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영덕이 동학운동과 신돌석 장군 등 유명한 사건이 많다며 영덕사람들은 자유와 시민의식 이런 것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했다. 정신적 문화가 뿌리 깊은 곳이란 뜻으로 해석됐다.

풍부한 수사자원만 자랑할 것이 아니라 이 같은 정신문화를 드러내면서 이와 함께 환경문제, 음식, 브랜드가 함께 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산이 많고 강, 바다가 있다 보니 우리는 이렇게 살면 되지 않느냐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다.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서부, 남부, 북부권해서 용역을 나눠 했는데 가장 신경을 쓴 것이 영덕은 자연이 있으니 개발만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자연을 오히려 돌려줘야 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로 인해 덕곡천, 오십천 등을 데크로드 해서 나무를 심었다. 영해 송천도 물이 풍부한데 주민에게 돌려줬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다시 돌려주는 것이 진정한 개발이라 본다. 정신문화와 환경문제에 집중하고자 한다.

Q.영덕이 많이 변했다. 교통의 오지에서 중심지로 변했는데 성과와 계획은?
A.상주영덕고속도로 뚫렸다. 포항~영덕도 2023년 전철화 된다. 교통적인 측면을 많이 주장했는데 나른 성과가 있어 만족한다. 여러 가지 교통사업이 있어 영덕은 이제 많이 연결돼 있는 도시가 됐다.

고속도로가 되기 전에는 568만 관광객에서 980만 관광객으로 뛰었다. 지난해는 1040만명이 영덕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에서 울산 간 복선전철화가 내년 완료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산, 울산, 포항이 500만 인구가 되는데 영덕군과의 전철화가 2023년 되면 어디서든 1시간 내 영덕까지 올 수 있다.

부울포가 산업화 시절 공단이 있고 근로자가 있는데 이제는 은퇴하는 시점이다. 그럼 어디서 쉴 것이냐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영덕은 이점을 주시하고 있다. 인구를 많이 유입시키기 보다 힐링도시로의 적정점을 찾으려 한다.

Q.이외 좋은 소식도 영덕에서 많이 들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A.다행히 영덕이 전국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적게 나온다는 발표가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 중 60%는 서울, 경기를 통해 강원도로 빠진다. 자체 미세먼지의 경우 경주와 울진은 원전, 포항과 삼척은 화력으로 인해 발생한다.

영덕은 무공해 지역으로서 이점이 있다. 이 부분을 장기적으로 관리하면 환경적으로 가장 깨끗한 물, 공기를 갖고 있는 영덕으로 홍보될 것이다. 방탄소년단이 화양연화 시리즈를 촬영한 곳이 영덕군 축산면 경정리 해안으로 발표됐다.

일본, 중국 등지의 세계인이 흔히 BTS 성지순례지라고 하며 영덕을 꼭 가봐야 할 곳로 꼽았다. 영덕의 강구항이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로 유명해진 바 있는데. 또 다시 유명세를 탈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영덕~울릉 간 헬기도 준비돼있고 강구항 중심으로 여객선을 하고자 3곳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장에 가부를 결정하기는 힘들지만 그만큼 영덕이 여객선 운항하기 경제성이 있는 곳이라고 해석된다.

Q.영덕이 일자리창출 5년 연속 수상을 받았는데 비결은?
A.농어촌에는 일손이 모자라니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고민부터 시작됐다. 영덕에는 1만5천여 명이 네트워크가 구성돼 농촌을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

농협군지부에서 전체를 관리하고 있는데 인력을 준비해서 보내는 역할을 해준다. 영덕은 또 축제가 많다. 단순히 일자리라는게 축제가 있으면 천막을 치거나 부수적인 일이 많은데 여기서 또 고민을 해봤다.

이것을 어디서 하느냐고 보니 외지에서 들어오더라. 왜 영덕 예산을 외지의 기업을 줘야 하는가. 천막을 구해서 영덕 사람을 활용하고 사회적 기업으로 하자. 또 다른 일자리가 창출된 것이다.

자체적으로 수급이 안 되면 배우게 하자고도 생각했다. 노령인구가 많아지니깐 노인을 보호해 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영덕에는 마땅한 기관이 없다. 포항, 울진 등에 있는 교육기관에 보내서 인력을 교육을 시키고 영덕에서 일하게 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을 전환한 것이 일자리창출로 이어졌고 5년 연속 수상할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 본다.

Q.고래불해수욕장은 영덕이 대표관광지다. 짤막하게 소개해준다면?
A.고래불해수욕장의 가치는 헤아리기 힘들다. 문화관광부에서 외국투자 해수욕장으로 유일하게 고래불만 들어간 사례도 있다. 고래불은 현재도 해변이 복원이 된다. 다른 해변은 깎이기만 하는데 이곳은 쌓이고 있다.

길이는 8km 폭도 100m나 된다. 고래불을 중심으로 경북도에서도 여러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고래불해수욕장은 단순히 군단위를 넘어 도와 국가단위에서의 개발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해수욕장이 12일부터 개장하는데 교통망 확충으로 인한 접근성이 개선돼고 여러 축제가 있어 전년 대비 10% 이상의 피서객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종중심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고래불해수욕장으로 방문하시라.

Q.마지막으로 살면서 힘들었던 순간과 좋았던 순간을 묻고 싶다.
A.촌에서 커서 지금도 촌에서 살아 아무것도 모르지만 정치를 하면서 원칙을 지켜 산다는 것이 참 어려운 것 같다. 영덕군수 출마를 위한 경선이 기억에 남는다.

경성에 결국 이겼지만 상대가 부족한 것이 아니고 나 자신이 메시지를 잘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한 번도 공천심사위원회를 찾아가지 않았다. 당시 의원 보좌관직 사퇴도 선거 1년6개월 전에 나왔다.

의원에게 부담주지 않기 위해서다. 후보자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얘기가 나왔는데 선거인 명부가 돌아다닌다는 소문이 났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가장 낮게 나왔던 후보자인데 소문은 무성했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니 의원이 뒤를 봐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 한 마디 했다. 후보자들이 말하는 것이라면 1년 6개월만에 후보자 모이는 여기서 오늘 처음 의원을 만났다고 말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자들은 24%, 30% 이렇게 나오는데 나는 4~6%밖에 나오지 않았다.

여론조사 방식으로 경선룰이 정해졌다. 나에게 가장 불리한 룰이었다. 경선 이후 공심위를 찾아갔는데 첫 마디가 어떻게 한 번을 안 찾아오느냐고 질문한 것이 기억난다.

여론조사면 공심위에서 관여할 부분은 없었다. 오히려 공심위를 찾아가면 이상한 모양이 된다. 이렇듯 정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생애 참 어려웠다. 군수가 됐으니 이어지는 행정 원칙을 지키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기분이 좋은 일도 많다. 영덕 행정을 하면서 주민과 소통하고 자치제가 탄탄하지고 민도가 높아진 부분이다. 행정의 모든 일들이 우리와 연결돼있고 ‘공동의 문제구나’하고 군민께서 인정하고 협조해주는 것에 많은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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