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영 흥해농협 조합장

흥해농협 실적 지난해 당기순익 20억원 전년도 9억원 대비 120% 상승
박 조합장 포항 최초로 농업 근대화와 현대화에 앞장서


박도영 흥해농협 조합장은 우리나라 농협의 현대화가 되지 않는 것에 대해 누구보다도 안타까워했다. 특히 농산물의 수급이 안정되지 않아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업에 전념할 수 없는 구조를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했다.

선진국의 경우 수확한 농산물을 모두 수매해 농민들이 수급 걱정 없이 농사만 지을 수 있도록 해주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박 조합장은 양파의 경우 지난해에는 양파 값이 좋았지만 올해는 과잉공급으로 인해 폭락한 점을 들면서 농산물의 수급안정 정책마련이 절실하다고 했다.

흥해농협의 역점사업은 하나로마트를 신설하고 로컬푸드매장을 개설하는 것이며, 흥해지역의 인구증가와 함께 신용매장도 늘리고 고유 업무인 경제 사업 활성화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편집자 주)

◇대를 이어 평생 농부로 살아오면서 포항농업의 근대화와 현대화에 일조
Q.어떻게 조합장의 길을 걷게 됐는지 궁금하다
A.60년 전 어르신 때부터 과수원을 했다. 그러다가 1995년 한국에서는 거의 최초로 유리온실을 3천평 규모로 해 수경재배를 시도했다. 미니피클오이와 토마토류를 재배해 일본에 수출하기도 했다.

엽채류도 했다. 쌈밥집에 치커리나 상추 따위를 11년 동안 재배하기도 했다. 유리온실이 네덜란드에서 방식을 따왔는데 한국 계절은 여름에 온실이 40도가 넘어가기도 하고 겨울은 연료를 사용해야 해 어려움도 많았다.

농산물은 부족할 때 비싸지기 때문에 유리온실 방식으로 포항에서 나름 선구자 노릇도 해 포항시 농어민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16년 정도 이사를 한 뒤 직무대리 조합장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Q.대를 잇는 농업인 출신 조합장으로 농경사회의 애로사항도 많이 알 것 같다
A.일본에 가보니 정부에서 직접 수매를 해 과잉이 되면 폐기하는 등 적극적 농업 정책을 펴는 반면 아직 우리나라는 농민 몫이 큰 것이 아쉽다. 과잉생산에 대한 뚜렷하고도 확실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농민은 순수하다. 지난해 양파가 굉장히 비쌌는데 대부분 농민들이 올해도 비쌀 줄 알고 양파 농사를 했다. 결과는 알다시피 폭락했다. 지난해 비쌌기 때문에 올해도 비싸겠지 하는 단순한 기대심리적 생각을 모든 농민이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실질적인 쿼터제가 필요한데 쉽지 않다. 모든 농산물에 대한 수급 조절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느 나라이던지 1차 산업을 잘하는 곳이 강국이 된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이러한 정책을 어느 정도 실천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요새는 젊은 농부를 많이 양성하는 정책이 보인다. 우리 아들 역시 청년농부사관학교에 갔다. 원래 선박검사원으로 있었는데 가업을 이어나가기 위해 농업으로 전향했다. 학교에서는 6개월의 수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농업인은 옛날 직업이 아니라 새로운 먹거리가 되는 각광받는 직업으로 변화하고 있어 기쁘다.

◇지진으로 인해 어려웠지만 경제사업 실적 향상과 신용점포 증설 등 활력 되찾아
Q.흥해농협에 대해 궁금하다. 조합장으로서 흥해의 장점과 단점을 말한다면
A.포항의 농협 가운데서도 규모가 큰 편에 속하는 우리 농협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초곡신도시가 형성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유입되는 인구는 2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럴 경우 현재 3만8천여 명이 되는 흥해읍이 6만명에 가까운 인구를 자랑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경제자유구역까지 들어서게 되면 북구를 넘어 포항에서 가장 큰 지역이자 도농복합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지는 이인지구개발 등의 호재 역시 흥해가 발전할 기회가 되고 흥해농협의 큰 장점이라 볼 수 있다. 단점은 알다시피 흥해가 진원지가 된 포항지진으로 인해 흥해 이미지에 많이 타격을 입은 바 있다.

그러나 정부 발표로 지진이 촉발지진인 것으로 밝혀져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된 이미지가 지금은 반전이 됐다. 가장 큰 단점이었으나 현재는 가장 큰 장점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Q.흥해의 분위기가 급변하는 것 같다. 이에 흥해농협이 움직여야 할 방향은
A.그렇지 않아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초곡지구에 금융지점을 한 곳 신설할 예정이다. 이미 부지를 확보한 상태며 10월 초에 착공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개설할 단계에 있다.

이 외에도 당면한 과제에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뛰고 달리고 있다. 1금융권 은행들이 경제상황이 바뀌어 오프라인 점포는 줄이고 인터넷 또는 폰뱅킹화 되고 있는 상황에 지역 농협은 어르신이 많아 따라갈 형편은 되지 못한다.

대신에 신용 사업은 이 같이 유지하되 경제 사업부분을 늘여나가 농협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고 있다. RPC(미곡종합처리장)를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데 매년 5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전국적인 관심도가 올라가 전화위복이 돼 적자를 대폭 면하게 됐고 매출액도 전년대비 30억원 가량 늘어난 250억원을 달성해 영업에서 손실을 보지 않았다.

Q.지난해 흥해농협 경제 사업이 모범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A.우리농협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억270만원으로 전년도 9억810만원보다 120% 이상 상승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중 신용 사업이 41억8천900만원을 차지했고 경제 사업은 -21억8천630만원으로 나타났다.

비록 경제 사업에 20억원 넘는 손실을 봤긴 하지만 전년도 -28억7천430만원과 비교하면 7억원 가까운 손실금을 만회한 셈이다. 여기에다 신용 사업의 상승세가 더해져 엄청난 흑자를 기록하게 됐다.

신용 사업 역시 전년 37억8천240만원보다 10.7% 이상 성장했다. 신용 사업에서 경제 사업의 손실을 만회하는 것과 달리 경제 사업의 손실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방침을 세워 협동조합 설립취지에 부합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 하나로마트 신설과 로커프드매장 개장을 임기 중 달성하겠다.
Q.마지막으로 흥해농협을 위한 포부를 전한다면
A.재선째이긴 하지만 햇수로 2년 정도만 넘어갔다. 그동안 임원을 하면서 우리 지역에는 다른 지역보다 특색 있는 게 농촌도 아니고 도시도 아니라 준도시농협으로 분류돼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역에서는 신용 사업은 한계가 있으니 본질의 임무인 경제 사업을 활성화 시킬 계획이 크다. RPC는 있지만 수익사업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하나로마트가 없기 때문에 이를 계획하고 있다. 도시민이 가장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 지역 농업인이 생산한 것을 바로 소비자에게 갈 수 있는 로컬푸드직매장을 임기 중에 만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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