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인센티브 형식의 지원금으로 항공사의 공격적 영업 유도
경북도, 기존 10명의 인센티브 지원제도 4명으로 변경해 가족단위 여행객 유치
진에어, 추석연휴에 맞춰 공급량 늘려 귀성객 수요에 대응 계획

ⓒ영남경제 자료
ⓒ영남경제 자료

포항공항이 지난 7월 31일 진에어의 신규 노선 취항으로 운행이 재개 됐으나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로 인해 다시금 침체의 상황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취재결과 포항공항의 여객수는 8월 한 달 총 1만6천416명으로 추산돼 44.6%의 탑승률을 보이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일 1회 운항하는 포항-김포 노선이 4천715명(일 평균 탑승률 39.9%), 일 2회 운항하는 포항-제주 노선이 1만1천701명(일 평균 탑승률 49.4%)로 탑승률이 전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것을 확인했다.

이 같은 실적 저조에 대해 포항공항 관계자는 “8.15 대규모 집회 이후 확진자 증가가 발생한 8월 17일을 기점으로 탑승률이 20% 가량 하락했다”며 “현재 탑승률 저조는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발령에 따른 여행심리 위축이 주된 원인”이라 분석했다.

포항공항에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는 진에어 측 역시 “현재 실적 부진의 원인이 코로나19 재확산에 있는 만큼 확진자 감소를 바랄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대응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포항공항 취항 노선이 아직까지 ‘부정기노선’으로 편성돼 있는 것도 실적 부진에 한 몫을 하고 있다.

포항공항에 취항 노선은 현재 포항-김포 왕복 노선이 일일 1회, 포항-제주 왕복 노선이 일일 2회 편성돼 있으나 이들 노선의 운항 스케줄은 현재 9월 24일까지만 확정돼 예약이 가능하다.

이후의 예약은 운항 스케줄 확보가 되지 않아 여행객들의 예약이 불가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통상 1~2개월 전 여행이나 휴가 계획을 세우는 여행객들의 유치가 사실상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포항공항 관계자는 “정기노선으로의 편성이 시급하나 행정적 절차의 문제로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늦어도 10월 중에는 편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결국 포항공항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이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와 정기노선 편성 문제 등의 외부적 요인들에 의해 막혀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3일 포항시의회는 안병국 의원이 발의한 ‘포항시 공항 활성화를 위한 재정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하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조례안의 주요 골자는 포항공항 취항 항공사에 대한 재정지원금의 형태를 기존의 ‘결손금’이 아닌 ‘운항지원금’의 형태로 지원하는 것인데, 이는 기존 대한항공과 같은 대형 항공사에 적용하던 기존의 조례를 새롭게 포항에 취항하는 진에어와 같은 저가 항공사의 실정에 맞춰 ‘운항지원금’으로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조례안의 개정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진에어는 탑승률 50%를 기준으로 초과 달성 시 인센티브 형식의 운항지원금을 포항시로부터 받게 되며, 미만일 경우에는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진에어는 운임을 높이기 보다는 저렴한 운임을 통해 많은 승객 유치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며, 이용 승객들은 포항공항을 통해 저렴한 항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이번의 조례 개정은 그간 항공사의 손실금을 매꿔주던 형식의 결손금 지원 형태에서 벗어나 저가 항공사 특성에 맞는 가격경쟁력 향상을 유도해 많은 시민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항이 되도록 하는 것이 그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급하게 진행된 취항 결정으로 인해 부득이 부정기노선으로 편성된 데 대해 국토교통부 및 해군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으며, 빠르면 2~3주 내로 포항공항 취항 노선이 정기노선에 편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 역시 포항공항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7일 발표했는데, 단체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지원에 대한 변경공고를 통해 포항공항 활성화를 위한 지원 조건을 완화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발표에서 경북도는 포항공항을 이용하는 국내·외 관광객 유치 시 지급하던 티켓 비용 지원 기준을 10명에서 4명으로 완화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10명이상 단체관광객 유치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가족단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포항시는 이에 따라가지 못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포항시 역시 기존의 단체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제도를 강화하고 관광택시 사업을 도입하는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의 상황 속에서 발표하지 못하고 그저 숨고르기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제주지역 관광객을 포항-경주로 유치하기 위해 제주관광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15~17일 2박3일 일정의 팸투어를 계획했으나 이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잠정 보류됐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상황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지배적 전망 속에서 지금의 사태를 마냥 받아들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너무 안일한 태도”라고 하면서 “이대로 가면 관광업계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전체가 고사하고 말 것이라는 시민 모두의 위기 의식을 포항시 공무원들이 함께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진에어는 향후 대응 방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현재 국제선 운항의 어려움에 따른 고정비 손실을 국내선 수익으로 만회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만큼 앞으로 국내선 영업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또 “8월 국내선 여객수에서 국내 항공사 중 1등을 기록했는데, 포항와 울산 노선 신규 취항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앞으로 포항공항 노선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을 해나갈 것이며, 당장 추석 연휴에 있을 귀성객 수요에도 공급량을 늘려 대응할 계획”이라 말했다.

저작권자 © 영남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