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 타 시군보다 작황상태 전반적 양호

유례 없는 긴 장마로 인해 경북북부 고추 작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영양고추는 타 시군에 비해 작황상태가 좋은 편으로 나타나 ‘영양고추연구소’의 그동안의 노력이 조명받고 있다.

우리나라 고추는 한반도의 기후와 풍토에 적응하여 식단 문화에 토착화 된 양념조미채소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소득작물이다.

하지만 고추산업은 FTA(자유무역협정),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 농산물의 개방화·자유화의 흐름에 따라 국경없는 무한경쟁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 처해 있는데다, 고추는 생산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특히나 중국산 고추의 수입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왔다.

이러한 배경 아래 설립된 연구소는 그동안 기후변화에 적극 대비할 수 있는 재배기술 연구·보급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연구소는 최근 50여일 간 이어진 긴 장마로 인한 고추 작황 피해에 대해 지난 4~5일 이틀 간 실태조사 실시했으며, 영양·안동·봉화·청송·의성·예천 6개 시·군의 고추작황이 평년 대비 부진한 가운데 영양군의 작황이 비교적 양호하는 결과를 냈다.

이번의 조사는 기상상황과 고추 후기생육 현황, 생리장해 및 병해충 피해과율, 시들음 증상 및 병해출 발생도에 중점을 두고 경북북부 150개 농가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먼저 기상상황에 대한 조사 내용을 살펴보면, 6~7월 2개월 간 영양·안동·봉화·의성 4개 시군의 기상상황은 평년대비 평균기온은 0.1℃ 낮고 일조시간은 0.1H 짧았는데 영양군은 타 시군보다 기온은 0.2~0.5℃ 낮고 일조시간은 0.5~0.7H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8월 1일부터 8~9일 간 봉화군을 포함한 타 지역은 집중적인 폭우가 쏟아져 큰 피해가 나타난 반면, 영양군은 간간히 해가 나는 등 강수량이 적어 큰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고추의 생육 및 피해과율에 있어서 역시 영양군은 전년대비 착과 수가 6개 정도 적은 41개로 나타났고 헛골피복율은 전년대비 32% 많은 91%로 나타나 일조 시 고추가 익을 확률이 타 지역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돼 피해과율은 대체적으로 전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해충 발생 정도도 타 시군에 비해 영양군이 낮은 편인데, 세균성반점병과 총체벌레 피해는 다소 높지만 이를 제외한 시들음증상(역병, 청고병), TSWV(칼러병), 바이러스의 발병율은 타 시군보다 낮게 집계됐다.

종합해보면 경북북부지역의 6개 시·군 고추주산지 작황상태는 착과량은 1.2% 줄고 강수량과 관련된 탄저병의 발병은 증가한 것으로 난 가운데 영양군은 고추 작황 피해는 비교적 적고 후기 수확에 대한 전망도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 시·군보다 유달리 바이러스 등의 발병율이 현저하게 적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강우 상황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탄저병균의 비산으로 병발생 면적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 됐고 따라서 영양군의 과실 피해 역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원종건 연구소장은 “올해는 생육초기의 저온과 긴 장마로 인해 포기당 과실 수가 적지만, 후기 수확량 증대를 위해서는 성숙된 고추를 미리 수확하고 추비를 통해 미성숙 고추가 발육이 잘 될 수 있도록 해야 보다 많은 과육을 수활 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올해 약6천500톤의 홍고추를 수매하는 영양고추유통공사 담당자는 “올해는 예년보다 긴장마 때문에 홍고추에 수분이 많을 것으로 점쳐져 예년만큼 수율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영양군은 피복골을 비닐로 도포해 놓아 일조 시 홍과 결실을 가져올 확률이 타 시·군에 비해 높아 후기 수확 시에 보다 높은 품질의 고추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하였다.

또 “올해 수매 가격은 안동고추공판장 시세(홍고추 4천원/1kg, 건고추 1만8000원/1근)에 따라 지역농민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최대한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결정애 농민들의 고통을 분담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 했다.

이번 취재를 통해 살펴본 영양군의 고추 작황은 50여일 간의 긴 장마 속에서도 큰 피해는 없어 초기 과수의 작황 부진을 후기 과수에서 만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영양군 고추 재배 농민들은 이번의 고추 작황과 관련해 연구소의 덕을 많이 봤다는 여론이 많아 그동안 꾸준히 이어온 연구소의 노력이 새삼 조명받기도 했다.

‘영양고추연구소’는 지난 2019년부터 수비초  등 재래종을 개량해서 여러 병충해에 대비한 복합저항성이 강한 재래종 품종을 개발 보급하는데 성과를 냈다.

이와 더불어 2012년에는 부직포를 개발하여 농가에 보급했고, 기후변화에 대비한 비가림하우스 재배 기술은 지난 2014년부터 연구하여 일부 농가에 보급되어 왔는데, 지난 2019년에는 보다 개선해 보급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 전 농가에 보급하여 향후 이번과 같은 긴 장마를 동반하는 기후변화에 적극 대비할 계획이다.

농민들 역시 연구소의 지원과 함께 고품질·고수익의 고추 생산을 통해 농가소득 5천만원 시대를 활짝 열기를 소망하고 있다.

한편, ‘영양고추연구소’는 경북 영양군 대천리에 소재하고 있으며 지난 1996년에 경북농업기술원 산하 기관으로 설치되어 근무인원 20여명에 실험연구동, 유전자센터를 포함 8개동, 유리온실 2동, 비닐하우스 21동, 토지는 대지 1만m², 총 5만m²로 연간 8억여원의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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