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서 넘어온 협동조합...설립 신고만 했을 뿐 움직임 無...현재 사업부지 소유권도 없어

ⓒ김창숙 기자
ⓒ김창숙 기자

포항지역에 예고된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사업(본지 18일자 3면 보도)이 당초 충남 아산시에서 설립돼 소재지만 변경해 넘어온 조합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이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은 포항시 남구 해도동 53-1번지 일원으로 옛 목화예식장 부지다. 이 지역은 과거부터 장례식장, 대형마트, 오피스텔 등 여러 사업이 추진되다 난항을 겪은 바 있다.

현재 민간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신고한 포항해도민간임대협동조합(이하 해도조합)은 무슨 이유로 아산에서 먼저 설립하게 됐으며 이후 포항으로 넘어오게 된 경위는 어떻게 되는지 설명이 되지 않고 있다.

또 이 지역에서 민간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하겠다는 해도조합의 주장과 달리 실제 사업부지 계약자는 인천시 소재 부동산업체인 N인베스트먼트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을 더하고 있다.

해도조합은 지난해 10월 아산시에서 아산온천민간임대주택조합(이하 아산조합)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는데 아산에서도 협동조합으로 설립 신고만 했을 뿐 민간임대주택사업 추진에 대해서는 어떠한 움직임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산시 일자리경제과 담당자는 “지난해 조합 설립에 대한 신고가 있었던 것은 맞다”고 밝혔지만 공동주택과 담당자는 “일부 조합에서 민간임대주택에 대해 문의가 있지만 지목된 아산조합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주택전문가들은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사업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 필요성을 느끼는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추진되기 마련인데 이처럼 다른 지역에서 조직을 갖춰 이름만 바꿔 들어오는 방식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당초 이 부지에서 오피스텔 사업을 계획한 사업자는 N인베스트먼트인데 왜 해도조합이 이곳에서 민간임대주택사업을 하겠다는 것인지 또 이들은 서로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분명히 밝혀진 것도 없어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해도동 53-1번지 일원의 소유자는 J식자재마트이며 N인베스트먼트와는 2년여 전 153억원에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다. 이후 계약은 몇 차례 연장됐는데 최종 유효 기간은 오는 6월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계약금 10%인 15억3천만원만이 J식자재마트에 송금한 상태로 중도금 및 잔금까지 모두 납부해야 만이 소유권이 N인베스트먼트로 이전된다. 해도조합은 이곳에서 민간임대주택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N인베스트먼트는 J식자재마트와 계약할 당시 상업지역 내 주거형 오피스텔을 짓겠다는 계획을 전했는데 현 시점에서 해도조합이 어떻게 민간임대주택사업을 할 수 있는지 알려진 것이 없다.

본지는 해도조합이 추진하겠다는 민간임대주택사업 대해 현 소유자인 J식자재마트에 물었으나 내용을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받았으며 자세한 내용을 알기 위해 N인베스트먼트와도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특히 N인베스트먼트가 홈페이지에서 표시한 전화번호는 현재 경기도 군포시의 한 약국의 번호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해도조합의 사무실이나 연락처 또한 확인할 수 없었다.

주택전문가 A씨는 “오는 6월이 계약 만료 일자라면 계약자 N사가 됐든 사업을 하겠다는 해도조합이 됐든 서둘러야 할 시점”이라며 “아무런 권한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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