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주차장, 시민볼링장 무료…경상수지율 언제 맞추나

포항시시설관리공단의 경상수지율이 종량제봉투 사업을 제외하면 사실상 15.7%에 불과해 적자 경영이라는 비판이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 살리기라는 목적으로 무료 사업을 남발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3월 28일부터 시작된 공영주차장 1시간 무료주차는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포항시내 전체 노상·노외주차장 총 20개소, 2천129면이 무료로 전환됐는데 1시간까지의 요금 1천200원 가량이 무료로 처리된다.

무료 주차 행사는 주차장 인근 상점의 이용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시행된 조치로 상점의 호응은 어느 정도 있었지만 실제로 상점을 이용하기 위해 주차를 했는지 파악할 수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점이 있다.

또 관광지에 있는 주차장의 경우 실제로 상점을 이용하기보다 관광을 목적으로 주차를 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경우에는 의도치 않게 포항시민의 세금으로 관광객의 주차비를 내주는 꼴이 된다.

더 큰 문제는 시설관리공단이 일부 언론을 통해 무료 주차 기한을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하겠다고 밝혀 안 그래도 전체적인 공단의 사업 경상수지율이 낮은 가운데 공영주차장 사업 또한 적자 운영에 일조하고 있다.

실제로 공영주차장은 전년 상반기 14억9천640만원의 수입을 거뒀는데 올해 상반기는 9억5천658만원에 불과해 전년대비 63.9% 수준으로 급락했다. 경상지출액은 16억341만원으로 경상수지율은 59.7%다.

공영주차장 사업은 시설관리공단 사업 중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경상수지율 100% 이상 사업에 들어왔었다. 해마다 인건비 상승으로 경상수지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해 98.3%를 제외하면 모두 100% 이상을 기록했다.

무료 주차 행사를 하지 않았더라도 인건비 상승과 코로나 여파로 경상수지율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행사를 취소한다 하더라도 올해 경상수지율은 70%를 넘기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에는 시민볼링장마저 지난 3일부터 무료로 개방한다는 소식에 또 한 번 비판이 일고 있다. 시민볼링장은 이 같은 무료 행사를 하면서 예산을 집행하는 포항시 관련부서와 별도의 협의도 없이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설관리공단 측은 시민볼링장이 과거 정밀안전진단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지난 1월부터 15억원을 투입해 내외부 개보수 작업을 추진했고 이번 무료 행사는 개보수를 마친 뒤 재개장을 알리기 위한 행사였다고 밝혔다.

시설관리공단은 이처럼 7개월간 개보수 작업을 추진했지만 올해 상반기 경상지출액으로 1억8천158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운영도 하지 않으면서 인건비만 고스란히 포항시 세금으로 지급한 것이다.

무료 행사는 6일 종료되지만 향후 운영 방식에도 불만의 목소리는 높다. 하루에 세 차례로만 나눠 진행되고 한 차례에 최대 2시간만 가능하며 포항시민에 한해서 2명까지만 가능하다. 레일도 전체 중 절반만 사용이 가능하다.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레일 간 거리를 두는 납득할 수 있는 조치이지만 하루에 세 차례로 국한에 차례 당 최대 2시간에 2명을 강제할 경우 원래 수익의 20%도 채 벌 수 없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포항시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무료 행사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시설을 이용하는 이용객과 아픔을 나누자는 취지로 진행됐다”며 “경상수지를 맞추기 위해 운영에 만전은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 B씨는 “시설을 이용하는 이용객과의 아픔을 왜 포항시민의 세금으로 나누느냐”며 “포항시민 전체가 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아닌데 세금으로 무료 행사를 여는 등으로 생색을 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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