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키우지 않고 다 자란 한우를 사들여 참품한우로 보조금 받아

30개월 사육한 일반한우를 사들여 4개월 사육하고 참품한우로 둔갑
일부 한우 세 사람의 한우농가를 거쳐 최종적으로 참품한우
참품한우 농가 33두 가운데 12두가 도중에 입식


경북도 감사관실의 참품한우 보조금지원 ‘이상없음’과는 달리 참품한우 농가들이 출하장려금 받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참품한우 농가들은 송아지를 입식하지 않고 25개월에서 30개월 정도로 자란 어른 한우를 사들여 불과 4개월 정도만 참품한우 농가에서 길러졌다는 이유로 참품한우로 둔갑해 보조금을 타낸 것이다.

취재진이 입수한 한우고급육 출하장려금 추진실적(1분기) 가운데 일부를 축산물이력제 시스템을 통해 비교 분석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감사관실의 의견과는 달리 보조금을 타내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입수한 추진실적 가운데 절반 가까이 보조금을 받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취재진은 1분기 장려금을 지원 받은 한우 336두 중 10%인 33두를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가장 대표적인 편법 행위는 참품한우 농가가 아닌 한우를 도중에 양수를 받아 도축하는 행위다. 참품한우 농가의 경우 등급 1+는 30만원, 1++는 40만원의 출하장려금을 지원해주는데 이 같은 편법은 장려금을 받아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33두 가운데 12두가 이 같이 도중 양수를 받은 것이다. 27번 한우(34개월)의 경우 A씨가 2017년 6월 15일 구미시 옥성면에서 전산을 등록했다.

그러나 2019년 12월 12일 같은 면내의 참품한우 농가인 B씨에게 양수했으며, B씨는 2020년 3월 26일 출하해 지원금을 타냈다. 30개월 가까이 자란 한우를 불과 4개월만 사육한 뒤 참품한우로 둔갑시킨 것이다.

28번 한우(31개월)는 C씨가 2017년 7월 6일 경주시 평동에서 전산등록해 경주시 D씨에게 2017년 11월 2일 양수했다. D씨는 다시 참품한우 농가인 E씨에게 2018년 5월 3일 양수했으며, 2020년 1월 11일 출하해 지원금을 타냈다.

E씨는 군위군 효령면에 있는 농가로 지역까지 이동하며 자라온 소가 불과 8개월 동안 참품한우 농가에서 사육했다는 이유로 참품한우가 된 꼴이다.

33두 중 절반에 가까운 12두가 한 차례 양수된 한우며, 이 중 8번, 13번, 15번, 18번, 26번, 28번, 29번, 33번의 8두는 타 지역까지 이동된 사례다. 특히 8번, 28번, 29번은 두 차례나 양수돼 세 사람에게 길러지기까지 했다.

사실상 참품한우가 참품한우가 아닌 꼴이다. 경북도내 한우브랜드가 있는 경주시, 상주시, 문경시, 의성군 등에서 브랜드 한우의 경우 사료까지 통일하며 관리하는 것과는 달리 참품한우는 소속 농가를 거치기만 하면 참품한우로 인정받는 수준이다.

일선시군에서 고급육 출하장려금이 1+ 이상 등급이 4만원에서 많아야 1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경북도 참품한우 출하장려금은 10배에 달하기 때문에 이 같은 편법이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참품한우는 조직된 당시 모집한 600호의 농가 외에는 현재 추가로 모집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참품한우 농가로의 한우 양수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했다.

포항에서 한우농가를 운영하는 김모씨(64)는 “포항시는 고급육 출하장려금 자체도 없어 1+이 나오든 1++이 나오든 아무런 이득도 없다”며 “그런데 질 좋은 한우를 참품한우로 양수하면 장려금을 나눠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참품한우 농가에서 도축출하된 한우라면 출하장려금을 지원해주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일이 양도, 양수의 관계까지 파악하면서 장려금을 한정하는 것은 행정적으로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북도 감사관실이 샘플로 감사를 한다 했더라도 이 같은 사실도 확인하지 못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샘플로도 확인하지 못한 것을 전체 자료로 확대한들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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