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무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졸속추진 우려를 낳고 있다. 오염이 극심한 퇴적물을 일부만 제거하는 것에 대해 내리는 눈에 제설 작업하는 꼴과 같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수은 오염이 퇴적물 깊이 2m에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음에도 불구하고 깊이 60㎝까지만 준설키로 한 것은 2차 오염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

구무천의 수은, 중금속 오염도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상상 이상으로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깊이 2m 이상 퇴적물에서도 수은 농도가 오염평가 기준 최하 4등급(2.14㎎/㎏ 초과)을 110배를 초과할 정도로 오염수준이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포항시는 설계 단계부터 일부만 제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설계 용역사로 선정된 ㈜이산이 최근 중간보고한 설계 방침과 내역에 따르면 구무천과 공단천의 하상 퇴적토에 대한 오염도 측정결과 2m 깊이에서도 수은과 중금속 오염도가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포항시와 설계 용역사는 깊이 60㎝ 정도에 국한해 일부만 준설 처리한다는 방침을 수립했다.

구무천 깊이 60㎝ 이하 오염된 중금속 퇴적물은 그대로 놔둔다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수은과 중금속이 용출되지 않도록 안정화 작업을 거쳐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지만, 국내에서 수은 제거 사례는 전무해 자칫하면 예산만 낭비하고 수은과 중금속을 차단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지 우려스럽다.

이산 측은 깊이 2m준설은 인접 공장의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 어려운 실정이라며, 수생식물 활착을 위한 하상 복토 깊이 범위 내에서 준설 처리할 방침이이라고 했다.

아산의 이 같은 방침은 오염원인자를 색출하지 않은 데다 오염된 퇴적물마저 방치한 상태에서 생태하천을 복원하는 것으로서 이는 지하수 오염을 방치하는 것이며 용출방지 작업을 실시한다 해도 오염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포항시는 오염이 극심한 퇴적토는 전량 준설하는 방안을 모색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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