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포항도심 인근에 강폭 넓고 유량 풍부한 형산강이 흐르고 있다. 이는 주변의 경관을 아름답게 가꾸어줄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 생활 및 산업용수를 공급해 주고 있다.

또한 도심에는 지금은 복개된 고속터미널 옆을 지나는 양학천, 죽도시장으로 흐르는 칠성천, 그리고 역시 복개된 학산천과 두호천이 있다. 이 포항도심의 하천들은 인근 구릉에서 발원하여 도심으로 흘러가며 각종 생활하수와 뒤섞여 동빈내항과 인근 영일만으로 흘러가고 있다.

6년 전 포항운하도 개통됐고, 상인·시민들의 오폐수정화활동, 그리고 하수관거사업으로 인해 이들 하천 및 동빈내항이 더욱 정화되고 있으나 이들 도심하천들을 어떻게 가꾸어 가고 이용해 갈 것인가가 시민들로서는 큰 관심 사항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은 포항의 수변공간의 중요성과 이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에 의논해 보려고 하는데, 우선 형산강을 중심으로 진행해 보려고 한다.

수변공간은 육역과 수역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일체화된 공간으로서, 오픈 스페이스 기능뿐만 아니라 도시이미지 제고, 스포츠 및 레크리에이션 장소 제공, 우수한 주거 및 상업시설 입지제공, 관광객유치 등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는 공공성 높은 공간이다.

보통 워터프런트(Waterfront) 개발이라고 지칭하는 수변개발은 도시에 활력소를 제공하고 도시재생 성공을 위한 구심점이 되는 등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포항의 대표적인 하천인 형산강은 길이 62~64km로 동해로 흘러드는 강들 중 가장 길고 충적평야도 가장 넓다. 이 강은 경주평야와 안강평야를 지나 형산제산(兄山弟山) 협곡을 지나 삼각주성 충적평야인 포항평야를 지나 바다로 흘러든다.

이 물길을 따라 돛단배가 드나들었고 양동마을 인근 나루터에 부조장터가 있었다. 동빈내항이 과거 형산강 하구의 한 물줄기였는데 포스코의 건설과 함께 물줄기들이 정리되면서 형산강은 직선화되어 바다로 흘러가게 되고 도심을 흐르며 삼각주를 이루던 부분은 동빈내항이 되고 도심지역으로 변했다.

독일의 강들은 수량이 풍부하고 수심이 깊어 화물선들의 왕래가 많고, 수변공간이 아름답고 친환경적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관광객을 태운 크루즈가 운항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방문 시 아침에 일어나 마인강가를 산책하는데, 아름다운 강변에 주거며 호텔들이 멋지게 자리 잡아 수변공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물론 거주자들도 즐겁게 수변경관을 마음껏 향유할 것이다. 포항 도심외곽을 흐르는 형산강도 독일의 마인강변 같이 전망 좋은 주거지, 관광호텔 등이 자리 잡고 많은 이들이 아침에 강변을 상쾌하게 걷고, 운동하고, 명상하고, 대화도 할 수 있게 꾸며졌으면 좋을 것 같다.

형산강고수부지가 그냥 주차장 내지 축구장 정도로 쓰이다가 요즈음 장미정원이 조성되고 수변 따라 둘레길이 조성되는 등 시민친화 내지 환경친화적으로 조성되고는 있지만 좀 더 이 아름다운 형산강의 경관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이 연구돼야 할 것이라고 본다.

형산강 하류는 중상류와 다르게 해수간만의 영향으로 유량이 풍부하고 강폭도 매우 넓어서 카누·요트경주를 포함한 다양한 수상스포츠가 열릴 수 있다고 본다. 역사적으로 이 강이 포항만이 아니라 경주 강동면 등 지역을 거슬러 올라가며 물류네트워크로 크게 작동했었다.

이를 고증하며 관광유람선을 부조장까지는 물론이요 경주지역까지 운행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는데, 매우 좋은 계획으로 보아지나 수심 낮고 유량 부족 등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언급하는 대로 장래 생존을 위해서 포항시와 경주시가 ‘투윈시티’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데 형산강 보전 및 활용을 중심으로 두 도시의 민관산학협력은 매우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본 연구자는 이미 예를 든 독일의 마인강변 같이 형산강 주변에 전망 좋은 주거지, 관광호텔, 뮤지엄 등이 자리 잡고, 산책길, 자전거도로, 전망대, 크루즈 선착장, 브런치 카페 등 관련 토지이용시설들이 구축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필자는 가끔 연일 형산강변에 줄지어 위치한 커피숍에 들를 때가 있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형산강은 출렁이며 은색 물빛을 자랑하고 있고, 나르고 앉으며 먹이활동을 하는 물새들을 보고 있어도 마음이 훈훈해진다.

이곳에 어떤 물새들이 철따라 찾아오고, 이 바닷물과 강물이 합치는 이 지점에 어떤 종류의 물고기들이 살고 있을까 궁금하다. 이런 면에서 형산강은 그 가능성에 비해 너무 적게 이용되는 실정이라고 보아진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류에서부터 하류에 이르기까지 수질오염원이 철저히 관리되고 생태계 보전·향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25~30년 전만해도 형산강에서 중금속이 기준치 넘게 검출되기도 하고 등 굽은 물고기들이 발견되기도 했었다.

지금은 형산강의 수질이 크게 향상됐음이 객관적으로 인정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구무천 등 지천의 퇴적물에서 오염물질이 검출되는 실정이므로 이를 해결해나가기 위한 민관산학연의 지속적인 협력이 요구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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