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나 클래식브릿지 대표

종교적 절기인 사순절을 보내고 있다. 사순절은 부활절을 앞두고 약 40일간 몸과 마음을 정결하고 경건하게 하며 지내는 기독교의 절기를 말한다. 이 시기가 되면 반드시 생각나는 음악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헨델 ‘메시아’이다. ‘메시아’는 헨델이 작곡한 오라토리오이다.

그의 작품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이기도 하며, 내용은 복음서와 이사야서, 시편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의 탄생과 삶, 수난, 그리고 그의 부활이 담겨있다. 가장 유명한 곡으로는 누구나 아는 곡인 ‘할렐루야’이다. 나는 ‘메시아’를 스무 살에 처음 전곡 연주하였는데, 대학오케스트라와 대학합창단이 만나 제법 대규모로 큰 무대에서 연주했었다.

연습하는 동안에는 좀 지겹기도 했었고 아주 즐겁지만은 않은 시간들이었지만 연주 당일 무대에서 느낀 가슴 벅참과 환희의 감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나는 모태신앙으로 평생을 교회에 다니며 살고 있다. 크리스찬이라고 매 순간 완벽한 삶을 살 수 없는것이 사람이라고 하지만 최근 ‘메시아’ 음악을 들으며 다시 한번 경건해졌다.

앞서 언급한 오라토리오는 성경에 나오는 종교적인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는 큰 규모의 극음악이다. 오라토리오가 큰 규모라면 칸타타는 작은 규모의 오라토리오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교회에서 성가대는 부활절과 성탄절에 칸타타를 준비하기도 하는데, 칸타타 또한 음악적 용어이다.

‘메시아’는 헨델의 작품번호 HWV56이다. 1741년 8월에서 9월까지 비교적 짧은 기간인 24일동안 런던에서 작곡하였으며, 1742년4월13일 더블린의 그레이트 뮤직 홀에서 초연되었고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메시아는 2시간30분정도 연주되는데, 바쁜 현대인들이 긴 시간 메시아 전체를 감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 듣기 좋은 곡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는 당연히 할렐루야 일 것이다. 언제 들어도 기쁨과 환희를 선물해준다. 할렐루야와 같은 합창곡으로는 우리를 위해 나셨네, 주께 영광, 우리는 양 데 같이 헤매었네, 문들아 너희 머리를 들라, 죽임 당하신 어린양, 아멘 등이 유명하고 아리아는 오 시온의 딸아 크게 기뻐하라, 주는 모욕받으셨네, 내 주는 살아계시니 정도가 가장 듣기 좋고 아름다운 선율의 멜로디가 이어지는 추천곡들이다.

클래식 중에서도 명곡인 헨델의 ‘메시아’는 종교를 떠나서 유명한 클래식 음악으로 감상해보는 것도 큰 경험이 될 것 이라고 생각한다. ‘메시아’와 관련된 한가지 재미있는 설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불문율 중 하나인 할렐루야 합창이 연주될 때, 관객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전통이다.

이 전통의 시작은 영국의 왕 조지 2세가 할렐루야 곡을 듣다가 감격한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사람들이 왕을 따라 일어났다고 하여, 이러한 관습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실 최근엔 이 불문율이 깨지고 있는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오늘날엔 기립에 대해서는 개인의 선택의 문제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다음주 부활절을 앞두고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메시아’를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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