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사전조치하지 않아...대한임업경영 핵심 사유지 38만㎡ 대부분 사전 매입...5개 물류 가족회사에 쪼개기 매각 부동산 투기 의혹...매각하지 않으면 대방건설 사업 어려워...임업경영 농업법인이 체육용지 대규모 매입 의문

▲ 선남골프장 조감도 ⓒ
▲ 선남골프장 조감도 ⓒ영남경제 자료

성주군이 선남골프장 조성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하면서 편입 사업부지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사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고 안일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특정업체의 투기성 부동산 매입을 자초했다는 비판이다.(본지 11일자 1면 보도)

성주 선남골프장은 성주군 선남면 관화리 산33-1번지 일원에 110만6243㎡(군유지 71만9036㎡·국유지 2천43㎡·사유지 38만5164㎡) 18홀 규모로 조성하는 민간투자사업이다.

성주군은 이 사업을 위해 5차례에 걸친 공모 절차를 거친 후 2020년 8월 대방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편입 사유지에 대한 토지 매입 장벽에 봉착하게 돼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 사업의 핵심 사유지는 38만㎡에 달하는데 대부분 농업법인 ㈜대한임업경영이 이미 매입하고 선점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대방건설은 이 땅을 단 한평도 매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성주군과 대방건설은 현재 사업시행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해지를 두고 법적 분쟁 중에 있다. 군은 대방건설이 사업시행자로 지정 받은 2020년 8월부터 2년 동안 편입 사유지를 단 한 필지도 매입하지 못했다며 지위를 해지한 것이다.

이 땅은 대한임업경영이 2013년 8월 29일 대부분 사들였다. 매입 시점은 경북도가 2013년 5월 16일자 공고를 통해 체육시설용지로 고시한 직후며, 토지 매입 20일 전인 8월 9일 자본금 500만원의 법인을 설립했다.

사업 목적은 과실작물재배, 임업경영 사업 등이다. 골프장 조성을 위한 체육시설용지 매입과 사업 목적이 전혀 맞지 않는다. 이처럼 대한임업경영이 납득할 수 없는 체육시설용지를 대거 사들이는 동안 성주군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도시계획전문가 A씨는 “경북도가 골프장 편입 사유지를 체육시설용지로 시설 결정을 한 시점인 2013년 5월 16일과 대한임업경영의 매입 시점인 8월 29일은 3개월 시차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성주군은 당시 도시계획시설로 조성되는 골프장 조성사업 편입 사유지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는 등 특정인의 투기성 부지 매입을 차단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한임업경영은 2013년 8월 29일 선남면 오도리 소재 골프장 예정 사유지 5필지 20만6530㎡ 임야를 7억9945만원에 사들였다. 평(3.3㎡)당 1만2780원 수준이다. 같은 날 선남면 도흥리 소재 7만4876㎡도 매입했다.

본지가 확인한 토지 매입 규모는 모두 35만2235㎡에 달한다. 이 땅은 체육시설용지로 결정되면서 농림지역에서 계획관리지역으로 상향됐다. 대한임업경영은 이 땅을 다시 쪼개기 시작했다.

디에치레저㈜에 2023년 5월 22일 9만1637㎡를 9억800만원에 매도했다. 평당 3만2천원에 되팔았는데 이 법인은 대한임업경영 대표 J씨 가족이 대표인 특수관계다. 쪼개기는 이 뿐만이 아니다.

대한임업경영은 2만1천223㎡ 임야도 2023년 5월 12일 수성물류㈜에 2억1100만원에 매도했다. 이 법인 또한 대한임업경영 J씨 소유다. 쪼개기는 2022년 7월 18일에도 있었다.

대한임업경영은 ㈜아세아물류에 임야 803㎡를 800만원에 되팔았고, 2023년 5월 12일에는 대한물류㈜에 1만5273㎡를 1억5200만원에 매도했다. 아세아물류와 대한물류는 대한임업경영 대표 J씨가 감사에 등재돼 있고 가족이 대표 또는 임원이다.

㈜신세계물류에도 임야 833㎡를 2022년 7월 18일 830만원에 다시 넘겼다. 이 법인 또한 J씨 가족이 대표인 특수관계다. 대한임업경영이 사들인 선남골프장 핵심 사업부지인 사유지는 이처럼 5개 가족회사에 쪼개기 방식으로 다시 매도한 것이다.

가족회사에 매도한 가격은 평당 3만2천원에 달하는데 대한임업경영이 당초 매입한 1만3천원 안팎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현재 법원은 1심 판결에서 대방건설 손을 들어주었지만, 대방건설이 최종 승소한다 해도 대한임업경영이 사업부지를 매도하지 않으면 사업 수행은 불가하다. 임업경영을 목적으로 설립한 농업법인이 골프장 사업부지를 매입했다는 점은 의문이다.

대한임업경영은 골프장 사업을 위한 행보도 보이고 있다. 디에치레저는 골프장 사업을 목적으로 2022년 7월 14일 설립했다. 대방건설의 법원 패소를 대비해 선남골프장 사업시행자 지정을 염두에 준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또한 부동산 투기를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들이 골프장 사업 추진에 진정성이 있었다면 성주군이 대방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 이전에도 충분한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손주락·최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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